▲ 두산 베어스 허경민(왼쪽)과 정수빈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공격적으로 '원클럽맨 만들기'에 나섰다. 

두산은 16일 2번째 내부 FA 외야수 정수빈(30)과 계약 소식을 알렸다. 계약기간 6년에 계약금 16억원, 연봉 36억원, 인센티브 4억원 등 총액 56억원에 합의했다. 지난 10일 잔류한 FA 최대어 허경민(30)의 계약이 떠오르는 내용이다. 두산은 허경민과 4년 65억원에 선수 옵션 3년 20억원을 더해 7년 85억원 계약을 맺었다. 

두 선수에게 총 141억 원을 안긴 게 눈에 띈다. FA 시장이 열리기 전 두산은 모기업 사정이 좋지 않아 소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기우였다. 두산은 전력 유출 최소화, 선택과 집중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움직였다. 2015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이끈 두산 FA들을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치열한 경쟁 속에 최주환(SK, 4년 42억원)과 오재일(삼성, 4년 50억원)을 놓치긴 했지만, 프랜차이즈 만들기의 핵심인 정수빈과 허경민을 잡는 데 성공했다.

허경민과 정수빈의 마음을 잡은 결정적 조건은 계약 기간이었다. 허경민은 "4년 이상을 제시한 것 자체가 몇 명 안되는 계약이라 영광이었다. 영광이면서 7년 동안 잘해야 한다는 각오가 교차한다"고 했고, 정수빈은 "6년 제시를 해주신 게 가장 컸다. 선수로서 조금 더 안정적으로 야구를 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마음이 가장 많이 갔다"고 밝혔다. 

두산은 그라운드 안팎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두 선수에게 통 큰 투자를 결정했다. 허경민, 정수빈, 박건우를 묶어서 부르는 '1990년생 트리오'의 상징성도 무시하기 어려웠다. 앞으로 허경민은 내야, 정수빈은 외야 젊은 선수들의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두산 관계자는 "허경민과 정수빈에게 다년 계약을 제안한 것은 젊은 선수들이기도 하고, 우리 팀에서 오래 프랜차이즈 선수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팀 컬러와 문화를 잘 아는 선수들이니까 이 선수들이 유지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고 선수들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승 전력을 늘 유지할 수는 없지만, 이 선수들이 후배들에게 잘 전달했으면 했다. 지금 더 선배 선수들도 있지만, (허)경민이 혼자는 부담이 되니 (정)수빈이가 경민이와 같이 팀을 이끌어줬으면 했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허경민과 정수빈이라는 원클럽맨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장타력 보강이라는 숙제가 남았다. 올해 32홈런을 합작한 최주환과 오재일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 현재 구성에서 중심 타선에 배치할 수 있는 타자는 김재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정도다. 중장거리형 타자로는 박건우가 있다. 이외에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하거나 최주환과 오재일의 보상선수로 보강하는 방법, 또는 트레이드를 고민해봐야 한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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