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기술로 복원된 김현식(위)과 터틀맨. 엠넷 '다시 한번' 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우리 곁을 떠난 스타들이 AI(인공지능)기술로 복원돼, 놀라움과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4차 혁명이 만든 새로운 '귀환'인 셈이다.

지난 16일 방송된 엠넷 '다시 한번'에서는 레전드 김현식의 공연이 공개됐다. 이 공연은 김현식의 생전 공연이 아닌, AI 기술로 새롭게 구현된 무대다. AI 음성 합성 기술과 비주얼 구현 기술로, 김현식이 라이브로 부르는 듯한 '너의 뒤에서' 무대가 펼쳐졌다.

최근에는 혼성그룹 거북이의 완전체 무대가 12년 만에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2008년 4월 심근경색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리더 터틀맨이 AI기술로 복원돼, 멤버들과 최근에 나온 노래를 불러 깊은 감동을 선사한 것이다.

김광석도 사망 6년 뒤 노래를 불러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1996년 세상을 떠난 김광석이 2002년에 발표된 김범수의 '보고싶다'를 부르는 영상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는 AI 기술로 복원한 김광석 목소리가 '보고싶다'를 가창한 것으로, 내년 1월 방송하는 SBS 신년특집 '세기의 대결! AIvs인간'의 예고 영상이다. 엠넷에 이어 SBS도 AI 기술로 복원한 스타 방송에 합류한 것이다.

방송사들은 스타들을 복원하기 위해, AI 기술을 동원하고 있다. 엠넷은 CJ올리브네트웍크의 AI 기술을 활용해, 터틀맨과 김현식을 복원해 냈다. AI 기반의 페이스 에디팅 기술과 음성 복원 작업을 거쳐, 과거 사진과 동영상 자료들을 토대로 얼굴 학습을 진행하고,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기술로 얼굴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를 통한 최적의 데이터를 추출해 생동감 있는 표정들을 만들었다는 것이 CJ올리브네트웍스의 설명이다.

SBS는 음성을 디지털화해,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오디오 전문 AI 업체 수퍼톤에 따르면, 글자를 음성으로 옮기는 TTS(텍스트 투 스피치) 기술에 악보 정보를 넣어 가수 목소리로 모창 훈련된 AI에 데이터를 입력하면, 해당 가수가 입력한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만들어진다.

AI기술이 그리워도 다시 만날 수 없었던 스타들과 재회를 성사시킨 셈이다. 우리 곁을 떠난 김현식과 터틀맨이 새롭게 복원되자,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했다는 평이 쏟아지고 있다.

▲ 그래픽으로 구현된 슈가가 방탄소년단 무대에 올랐다. 제공ㅣ비바스튜디오스

이처럼 4차 혁명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스타를 존재하게 하고 있다. 최근 엠넷 MAMA에서 방탄소년단 완전체 무대도 첨단 기술로 이뤄진 것이다. 엠넷은 슈가가 볼륨 메트릭 스튜디오에서 360도로 촬영한 것을, 실제 무대에 오른 것처럼 구현해 가상의 슈가를 만들어 냈다. 어깨 수술로 스케줄에 불참하는 슈가가 의학의 힘이 아닌, 기술의 힘으로 무대에 오른 셈이다.

이러한 첨단 기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몰고 온 언택트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세상을 바꿨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 기술력이 언택트 시대와 발맞춰, 콘텐츠 발전 속도를 가속한다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도 4차 혁명이 그리운 스타를 만나는 것을 넘어, 시공간을 뛰어넘는 콘텐츠 경쟁을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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