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말 FA를 신청한 투수 김상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내부 FA 문제를 해결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키움에서는 올 시즌이 끝난 뒤 투수 김상수(32)가 FA를 신청했다. 김상수는 2006년 삼성에 2차 2라운드로 입단했다. 2010년 넥센(현 키움)으로 트레이드된 뒤 11년 동안 키움에서 뛰어오며 주전 투수로 성장했고 지난해부터는 팀 최초 투수 주장을 맡기도 했다.

올해는 60경기 3승3패 11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3승5패 40홀드 평균자책점 3.02로 KBO리그 최초 40홀드 기록을 달성했다. 2017년 15세이브 9홀드, 2018년 18세이브 14홀드, 그리고 올해까지 보듯 홀드, 세이브 상황을 가리지 않고 팀이 원하는 상황에 나선 베테랑이다.

그러나 FA 시장의 분위기는 그다지 따뜻하지 않다. 김상수를 비롯해 FA를 신청한 6명은 아직 아무도 계약에 성공하지 못했다. 양현종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지만 김상수를 비롯해 유희관, 이용찬, 차우찬, 우규민 등은 아직 구단들과 계약을 이어가고 있다. 차갑게 식은 시장으로 타팀에 눈을 돌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김상수의 원소속팀 키움은 현재 그의 계약 여부를 결정할 대표이사도, 그의 필요성을 구단에 어필할 감독도 없다. 손혁 전 감독이 10월초 리그 종료 12경기를 앞두고 물러났다. 지난달 말에는 하송 전 대표이사가 사임했으나 한 달째 새 대표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사회를 소집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으나 대표이사감만 있으면 이사회는 서면으로라도 진행할 수 있다. 결국 구단 경영 분쟁 때문에 대표이사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대표이사가 없어 감독도 정하지 못하면서 키움은 내년 그림을 구상하고 김상수에게 적정한 대우를 결정할 '조타수'가 부재 중이다. 여기에 이택근과 갈등으로 KBO의 상벌위원회에 올라 있어 구단은 현재 비상 상황에 놓여 있다. 김상수는 생애 첫 귀중한 FA 자격을 행사하고도 애정 깊은 원 소속팀의 내홍에 말못할 고민에 빠져 있을 듯하다.

김상수는 현재 묵묵히 개인 훈련을 하며 구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손 전 감독 사임 후 3위에서 5위로 순식간에 처지면서 가을야구도 와일드카드 결정전 한 경기로 마친 키움. 선수단이 구단 내부 문제에 동요하면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이럴 때 선수단을 붙잡을 베테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면 김상수에 내밀 손을 차갑게 거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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