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마이애미 시절의 다자와 준이치.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오랜 타향살이를 뒤로하고 고국으로 돌아가려고 했던 베테랑 투수는 이번에도 다른 나라로 향하게 됐다. 그러나 계속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모습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만 10년을 뛴 다자와 준이치(34·일본) 이야기다.

대만 ET투데이는 26일 “대만프로야구(CPBL) 신생팀 웨이취엔이 내년부터 함께할 외국인선수 5명과 계약을 맺었다. 드루 가뇽과 제이크 브리검, 로셀 에레라, 브라이언 우돌 그리고 다자와가 새로 합류한다”고 보도했다.

1999년 말 재정난으로 해체됐다가 지난해 5월 재창단한 뒤 내년부터 1군으로 합류할 예정인 웨이취엔은 올 시즌까지 KBO리그에서 뛴 가뇽과 브리검을 비롯해 경험이 풍부한 외국인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이는 역시 다자와다. 1986년생인 다자와는 고교 시절부터 촉망받던 유망주였다. 그리고 2008년에는 일본 사회인야구 신일본석유 소속으로 최고구속 156㎞를 뿌리며 일본프로야구(NPB) 구단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다자와는 NPB 신인 드래프트 지명을 거부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그리고 보스턴 레드삭스와 3년 총액 40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다자와의 돌발적인 메이저리그 진출은 NPB 구단들의 공분을 샀다. 이는 결국 “신인 드래프트 참가 신청을 한 선수가 지명을 거부하고 해외 구단과 계약을 맺는 경우, 국내로 돌아와도 일정 기간(고졸은 3년, 대졸과 사회인은 2년) NPB 구단과 계약할 수 없다”는 조항이 들어간, 이른바 ‘다자와 룰’ 신설로 이어졌다.

논란 속에서 고국을 떠난 다자와는 보스턴과 마이애미 말린스, LA 에인절스를 거치며 통산 388경기에서 21승 26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8년 5월 방출된 뒤 새 둥지를 찾지 못했고, 올해 7월 일본으로 돌아와 고국 무대의 문을 두드렸다.

귀국과 함께 독립리그 사이타마 무사시 히트 베어스와 계약한 사이타마는 그러나 10월 열린 NPB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다. 12년 전 괘씸죄와 적지 않은 나이가 걸림돌이 됐다.

그래도 다자와는 현역 연장을 향한 꿈을 놓지 않았다. 결과는 CPBL 진출이었다.

다자와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신인 드래프트가 끝난 뒤 앞으로도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지 오랜 기간 고민했다. 그러한 가운데 입단 제의가 왔고, 가족들과 상의해 도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필요한 곳에서 계속 야구를 하고 싶었다. 새로운 무대에서 도전하게 된 만큼 더욱 단단히 준비하겠다.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힘껏 던지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제보> underdog@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