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성록. 제공|HB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2020년은 신성록(39)에게 꽤 특별한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끊임없는 활동, 새로운 도전, 그리고 그 속에서 거둔 의미있는 성과. 지난해 '황후의 품격'에 이어 '퍼퓸', '배가본드'까지 쉼없이 작품 활동을 하는 한편 SBS '집사부일체'의 고정 멤버로 예능까지 발을 넓혔다. 뮤지컬 오디션 프로그램 '더블캐스팅' MC를 맡았으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무대에도 올랐다.

그리고 최근 MBC 드라마 '카이로스'(극본 이수현, 연출 박승우 성치욱)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카이로스'는 꽤 복잡한 드라마였다. 하지만 한 번 빠지면 헤어나이고 힘든 쫀득한 재미와 흡인력을 지닌 드라마이기도 했다. '타임 크로싱' 스릴러를 표방한 이 작품에서 신성록는 유괴된 어린 딸을 찾아야 하는 미래의 남자 서진을 연기했다. 그가 잃어버린 엄마를 구해야 하는 과거의 여자 애리(이세영)와 한 달의 시간을 가로질러 전화로 연결되면서 벌어지는 예측 불허의 이야기가 16회 내내 거듭된 반전과 함께 펼쳐졌다. 그는 1달 전의 남자와 1달 후의 남자를 같지만 다르게 연기해야 했고, 진정 소중한 것을 몰랐던 남자의 극적인 변모를 요동치는 감정과 함께 그려야 했다. 

17년간 배우로 살아온 신성록에게도 '카이로스'는 특별한 경험이었다."대본을 보는 순간 '이 작품 진짜 꼭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는 신성록. 드라마를 마친 지금 주저없이 "나의 인생작"이라 꼽는 '카이로스' 이야기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 신성록. 제공|HB엔터테인먼트
-'카이로스' 종영 소감이 궁금해요.

"6개월여 동안 촬영을 했는데요. 스태프 분들 그리고 출연 배우분들과 너무 친해지고 정이 많이 들어서 헤어지기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제 개인적으로는 많은 것을 성취한 작품이라 '카이로스'를 떠나보내기에는 어떤 부분은 조금 슬픈 마음도 좀 드는 그런 작품입니다."

-만듦새와 연기에 대한 호평이 많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었다면요.

"웰메이드 작품이라는 반응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주변 동료 배우들, 스태프들, 이때까지 같이 작업 했던 많은 분들에게 연락이 왔어요. ‘너무 좋다’, ‘괜찮다’, ‘너의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그런 부분에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배우가 사실 늘 하고 싶은 작품, 맘에 드는 작품 할 수도 없는 거고 또 선택했다고 해서 그 선택이 매번 옳아서 사랑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번 같은 경우에는 제가 피부로 느끼게끔 주변에서 많은 연락을 주셔서 너무 감개무량하다고 생각했고요. 배우의 입장에서도 저희 연출에 대한 어떤 칭찬, 카메라 감독에 대한 칭찬, 조명에 대한 칭찬, 여러 가지 음악에 대한 칭찬, 여러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분야별로 이 작품은 배우만 보이는 작품이 아니고 뭐만 보이는 작품이 아니고 해서 그런 모든 게 다 잘 맞은 작품인 것 같다고 저한테 전화를 주셔서, 호평을 해주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1인2역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연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난이도로 따지면 얼마쯤 인가요? 까다로운 감정과 상황을 모두 따지며 연기한 나만의 방법이 있었다면요?

"기본적으로 김서진이라는 인물의 캐릭터를 평상시의 모습으로 생각해보았습니다. 어렸을 때 붕괴된 건물에서 오랫동안 갇혔다가 구조 되고 그 일로 아버지도 잃었기 때문에 그런 트라우마가 강력하게 있지만 사회에서 성공하고 이겨 나가기 위해서는 굉장히 내적으로 단단하고 냉철하게 살았고, 그렇기 때문에 이자리까지 왔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내면이 정말 단단한 인물이라는 생각을 기본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아이와 와이프가 유괴되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 때는 굉장히 흔들리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 드리는게 많은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연기를 했고요. 이런 부분이 힘들다기 보다는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복을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엔 단편적인 캐릭터를 연기 했었던 적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입체적인 인물, 거의 1인 2역할을 하듯 2가지 인물의 상황을 동시에 연기하고 보여 드릴 수 있는 그런 구조로 연기 할 수 있다는 부분이 저에겐 정말 즐거웠고 그 자체만으로 너무 신기하고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 신성록. 제공|HB엔터테인먼트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명대사가 있다면?

"명장면 같은 경우에는 솔직히 얘기해서 제가 봤을 때 매 회 엔딩이 다 명장면이라고 생각이 들 만큼 다음이 기대되는 엔딩들이 많았는데요. 그 중에서도 7부에서 다빈이의 인형 안에 있는 위치 추적기를 쫓아서 갔더니 그곳에 아내와 딸이 죽은 것이 아닌, 멀쩡히 살아있었고 그 다음에 서도균 과장과 함께 있었다는 것을 보면서 표정이 점차 변하는 그 순간 그리고 또 이제 다가가는데 뒤에서 택규가 머리를 가격해 기절 하는 엔딩. 그 장면이 정말 어떻게 보면 서진이 입장에선 고난의 끝이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저는 그 장면이 아무래도 명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사는 워낙 많은 대사들이 있어서 한 부분만 명대사로 꼽기에는 어려울 것 같아요."

-'카이로스'는 신성록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요?

"저는 사실 처음에 이 작품을 선택하기 전에 대본을 보는 순간'이 작품 진짜 꼭 해야겠다. 하고 싶다' 정말 제가 배우 생활하면서 이런 캐릭터 한 번 하고 싶다고 느꼈었어요. 장르물을 한 번 경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만난 작품이라 더더욱 저한테는 애착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연기했던 김서진 인물, 단편적인 어떤 인물의 정서를 표현하는 것 외에도 극 안에서의 여러 가지 상황, 그 다음에 과거와 미래, 그런 부분들을 표현 하기 위해 굉장히 다양한 요소들을 생각하면서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낼 수 있었던 기회였어요. 이러한 캐릭터를 접하는 것은 흔치 않기 때문에 정말 저의 인생작으로 남을 수 있을 만한 그런 작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더 제 마음에 와 닿는 작품을 만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제 마음에 가장 와 닿는 작품으로 '카이로스'가 남을 것 같습니다."

-올 한해 예능과 연기를 병행하며 바삐 보냈는데요 해보니 어땠나요? 자평한다면?

"연기와 예능을 병행하는 것은 저에겐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을 거 같고 앞으로의 다음 해가 기대가 되는 그런 한 해였던 거 같아요. 잠깐 동안만 예능을 한다는 느낌보다도 너무 즐거워서 계속하고 싶기 때문에 제 인생에 변화를 준 새로운 한 해로 기억이 남을 것 같습니다."

▲ 신성록. 제공|HB엔터테인먼트
-한 달 전의 나에게 전화가 온다면 해주고 싶은 말? 한달 뒤의 나에게 듣고 싶은 말이 궁금해요.

"부탁하고 싶은 일은 없고요, 한 달 전의 저에게 전화를 해서 그 때 계획했던 일들이 이뤄졌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한 달 전에는 제가 촬영하느라 가족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작품이 끝나고 가족들과 어떤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될지 생각 했었는데, 지금 행복하게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카이로스'를 사랑해 주셨던 시청자 여러분들께 한말씀!

"저희 작품은 어떻게 보면 좀 어려웠습니다. 어렵고 어느 순간만 놓치면 작품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저희도 하면서 계속 서로 자문을 구해가면서 ‘이게 맞는 거야? 저게 맞는 거야?’ 토론을 하면서 찍을 정도로 굉장히 좀 어려운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타임 크로싱이라는 장르 자체가 사실 어렵고 꼬아 놨을 때 그것을 풀어 나가는 재미가 큰 작품 구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점 이해해주시길 바라고 저희는 조금 더 큰 반전, 조금 더 완성도 있는 것들을 선택하기 위해서 이런 지점을 해 나갔다는 부분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배우들 진짜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열심히 연기를 했던 거 같아요. 모든 배우들이 전부 다요. 그래서 저희 동료들한테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고 그리고 박승우 연출, 성치욱 연출, 이소연 작가님 정말 진짜 제가 잊지 못할 저의 인생작을 같이 만들어 주신 거 같아서 너무 감사드리고 꼭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을 정도로 너무 고맙고 감사한 작업이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도 저희 작품 끝까지 놓지 않고 봐주시고 좋은 평가 내려 주셔서 정말 감개가 무량하고 좋은 작품으로 또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신성록. 제공|HB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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