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우완투수 이대은. ⓒkt 위즈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지난해 kt 위즈 마운드는 창단 후 가장 굳건한 철옹성을 쌓았다. 외국인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15승을 거뒀고,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소형준이 13승을 거두며 깜짝 활약했다. 이어 배제성과 윌리엄 쿠에바스가 10승씩을 보탰고, 주권과 김재윤, 이보근, 유원상, 조현우 등 불펜투수들이 모두 자기 몫을 다하면서 사상 첫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kt의 2020년 논공행상을 따질 때, 예외가 되는 선수가 있다. 바로 우완투수 이대은이다. 2019년 kt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나름의 활약을 펼쳤던 이대은은 지난해 1군(74일)보다 2군(105일)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욱 많았다.

1년간 계속된 방황의 흔적이 이를 대신 말해준다. 출발부터 좋지 못했다. kt 붙박이 마무리를 맡았던 이대은은 첫 등판이었던 5월 6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9회초 등판해 1이닝 동안 2안타 1폭투 난조를 보이며 2실점했다. 이미 4-7로 뒤지던 상황이라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마운드를 밟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출발을 삐끗한 이대은은 이후 자기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이후 5경기 동안 세이브 없이 6이닝 9안타 2홈런 6실점(4자책점)으로 부진했다. 구속이 조금 내려가면서 집중타를 맞는 대목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결국 이대은은 5월 22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2군으로 내려갔다. 구위를 가다듬고 올라오라는 지시와 함께였다. 그러나 1군 복귀는 쉽지 않았다. 6월과 7월 그리고 8월이 지나도록 콜업은 없었다. 이 사이 2군에서 계속 등판은 이어갔지만, 기록은 15경기 1승 1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19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 kt 우완투수 이대은. ⓒ곽혜미 기자
예정보다 한참 늦은 9월 5일 1군으로 복귀한 이대은. 오랜 기다림과 달리 1군 무대는 활약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구원으로 시작했다가 선발로 옮겼지만, 남은 페넌트레이스를 1승도 없이 마쳐야 했다.

이 시기 kt는 사상 첫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지은 뒤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그러나 이대은의 이름은 전광판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4경기 내내 전력에서 배제된 탓이었다. 이대은의 2020년도 그렇게 끝나고 말았다. 그리고 지난달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현재 재활에만 매진하고 있다.

kt는 이대은의 복귀 시기를 5월 전후로 예상하고 있다. 어차피 개막 합류가 힘들어진 만큼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오기를 기대 중이다.

kt로선 이대은이 선발이든, 불펜이든, 마무리든, 어느 보직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주는 그림이 절실하다. 그래야 올 시즌 마운드 운용이 더욱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과연 이대은은 어떤 모습으로 복귀하게 될까. kt의 간절한 물음표는 더욱 커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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