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김성철, 이충훈 영상 기자] 고우석과 정우영을 보고 LG 차명석 단장은 '우리 팀의 10년을 책임질 선수들'이라고 부른다. 팬들은 두 선수를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다며 애지중지 아낀다.

이렇게 남부럽지 않은 젊은 필승조 투수들을 보유한 LG는 올해 당당히 한국시리즈 진출을 꿈꾼다. 두 선수 역시 마찬가지다. 스프링캠프를 열흘 앞둔 지난 21일 잠실구장에서 고우석과 정우영을 만났다.

▲ LG의 뒷문을 책임지는 고우석과 정우영. 고우석은 정우영에게 "다리 벌려라"라며 '매너다리'를 요청했다. ⓒ 잠실, 곽혜미 기자

☆잠실을 깨우는 남자 고우석

고우석과 정우영이 잠실구장을 깨운다. 약속 시간보다 먼저 야구장에 도착해 훈련을 시작한다는 뜻이다. 고우석은 "(비시즌에)류지현 감독님을 뵌 적이 별로 없다. 우리는 남들 출근할 때 퇴근한다"며 웃었다. 

인터뷰를 진행한 날에도 두 선수는 오전 훈련을 충실히 마쳤다. 고우석은 "처음에는 8시, 8시 반이었는데 일찍 오는 거로 경쟁이 붙어서 갑자기 7시가 됐다. 어떤 날에는 6시에도 온다"고 했다. 

경쟁을 시작한 주인공도 고우석이다. "내가 먼저 시작했다. 원래 8시로 얘기했는데 (정)우영이 가첫날 좀 늦더니 다음 날부터는 20분 일찍 오더라. 그래서 나도 먼저 오다 보니 시간이 당겨졌다"고 얘기했다.   

11월 5일 준플레이오프를 끝으로 고우석과 정우영의 2020년 시즌도 막을 내렸다. 짧았던 비활동기간이 끝나간다. 스프링캠프를 앞둔 기분을 묻자 고우석은 "캠프 들어가면 시즌 시작이라고 보면 되니까 '비시즌이 짧았구나,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 이런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게임 대회에 참가하고 구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면서 바쁜 시간을 보냈다. 고우석은 "운동하면서 나머지 시간에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다 보니까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고 했다. 게임 대회 참가 경험에 대해서는 머쓱한 웃음과 함께 "실력을 알았다. 즐겨야겠다"고 했다. 

★정우영 등번호 바꾼 썰 푼다

정우영은 등번호 교체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올해부터는 59번이 아닌 이동현 해설위원이 현역 시절 달았던 18번을 쓴다. 정우영의 등번호 교체는 다른 의미로도 읽혔다. 팬들은 LG가 협상하고 있던 외국인 투수 앤드루 수아레즈가 샌프란시스코에서 59번을 썼던 점을 근거로 '정우영이 등번호를 양보했다, 그렇다면 협상이 끝난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마침 정우영이 등번호 변경에 대한 포스팅을 지우면서 이 추측에 더욱 힘이 실렸다. 사실 정우영이 18번을 단 이유는 다른 데 있었고, 수아레즈는 36번을 쓸 예정이다.  

질문을 받은 정우영은 "고민을 많이 했다. 이틀 동안 고민했다. 내 유니폼 사주신 팬들이 있는데. 내가 올리는 게 나을지 나중에 알게 되시는 게 나을지 고민했다. 올리고 나서 보니까 좀 그런가 싶어서 얼른 지웠는데, 이미 보신 분들이 계셔서 그냥 올리는 게 낫겠다 싶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차명석 단장이 18번을 권유했다. 정우영은 "단장님이 18번은 이동현 선배 번호라 아무에게나 주지 않았는데 나한테는 줄 수 있다고 하셨다. 18번은 이번 기회에 달지 않으면 못 할 거 같아서 받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 고우석과 정우영. ⓒ 곽혜미 기자
☆LG가 묻는다…고우석 정우영이 답했다

인터뷰를 앞두고 LG 트윈스 프런트, 코칭스태프를 대상으로 고우석과 정우영에게 궁금한 점이 있는지 물었다. 식구들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질문들을 익명으로 두 선수에게 전했다. 고우석은 "사장님?" 이라며 큰 배포를 자랑하기도 했다. 

프런트 A "변화구를 추가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고우석 "추가보다는 지금 던지고 있는 구종을 더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 짧은 이닝을 던지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것들을 완벽하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진짜 필요해지면 그때 생각해보겠다."

정우영 "시도는 했었다. 지금 투피치로 던진다. 작년에는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 던졌다. 중간에서는 이 두 구종으로도 될 것 같다. 구종에 대한 생각은 안 하고 있다. 체인지업은 연습 때만 해본다. 잘 안 된다. 실전에서 해보고 이건 아니구나 생각하고 말았다."

프런트 B "야구 잘해서 외국 진출할 생각도 있는지?"

고우석 "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다. 어떤 선수라도 더 큰 무대를 생각할 것이다. 그만큼 뛰어난 선수가 되느냐가 첫 번째 문제다. 그게 잘 이뤄진다면 꿈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

정우영 "기회만 된다면 일본으로 가고 싶은 마음은 있다. 메이저리그보다는 일본 야구를 좋아해서 기회가 된다면 가보고 싶다."

(좋아하는 외국 팀이 있다면?)

고우석 "솔직히 좋아하는 팀은 LG밖에 없다. 어렸을 때부터 LG 야구만 봤다. 만약에 외국에 나간다고 하면 어디를 가더라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어느 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 같다. 가고 싶었던 팀은 LG뿐이다."

정우영 "임창용 선배 좋아해서 야쿠르트 스왈로즈 좋아했다. 여러 팀을 좋아하는데 한국 선수들이 있던 팀들 찾아보고 했다. 요미우리에 대한 것들을 많이 본다. 명문 구단이니까."

코칭스태프 C "감독님 혹은 코치님과 같이 밥을 먹는다면 뭘 먹고 싶나. 또 무슨 얘기를 하고 싶나."

고우석 "누구와 식사를 하더라도 어린 시절 얘기 듣는 걸 좋아한다. 비싼 거 사주시면 즐겁게 먹을 수 있다. 얘기하러 가는 거니까 (대선배와의 식사가)어렵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정우영 "맨날 하는 게 야구니까 야구 얘기 말고 사적인 얘기. 그동안 경험하신 것들 물어보면 편하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질문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또 고우석과 정우영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부 '팬들이 물었다'에서 계속)

▲ 고우석과 정우영.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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