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김성철, 이충훈 영상 기자] LG 고우석(23)과 정우영(22)은 2019년부터 유니폼 판매 순위에서 선배들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고우석은 최연소 30세이브 마무리 투수, 정우영은 2019년 최우수 신인이 됐으니 인기를 얻는 것이 당연했다.

'스포츠타임'이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유튜브 커뮤니티로 질문을 받았다. LG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들인 만큼 질문도 많았다. 고우석과 정우영의 순발력부터 두 선수의 '티키타카'까지 스포츠타임 카메라에 담았다.

▲ LG 팬들이 고우석과 정우영에게 물었다. 고우석과 정우영이 친절하게 답했다. ⓒ 잠실, 곽혜미 기자

1. 미혼인 LG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결혼할 것 같은 선수는?

고우석은 "팀에 미혼 선수가 많지 않은 것 같다. (최)동환이 형이 먼저 가지 않을까. 동환이 형 빼면 없다"고 답했다. 정우영이 "(유)강남이 형?"이라며 다른 선택을 하자 고우석은 "둘이 막상막하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앗, 그런데 1985년생 김용의도 아직 미혼이다. 고우석은 "(김)용의형 생각은 했는데 말하면 욕보일까봐"라며 배려심을 발휘했다. 정우영의 대답은? "용의 선배는 저랑 같이 게임하는 멤버인데…영원히 함께 해야한다." 서로 친근한 팀 분위기를 잘 드러내는 대답이었다. 

2. LG 한국시리즈 우승, 몇년 안에 가능할까요?

고우석은 질문이 끝나자마자 입을 열었다. "항상 올해라고 생각한다. 1년 안에." 정우영도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가 (우승)적기다. 작년에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상황이 그렇게 됐고. 올해도 우리가 우승후보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LG는 지난해 2위를 노리다 4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마지막 2경기 연패가 치명타로 다가왔다. 그래도 과정을 생각하면 꾸준히 2위를 지켰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 아닐까. 선수들의 생각을 물었다. 

고우석은 "상위권 지켰다는 점이 자신감보다는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허무한 마음이 컸다. 그 기분이 너무 싫었다"고 했다. 정우영은 달랐다. "자만이 아니고 내가 입단한 뒤에는 계속 4위를 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대로 떨어지지는 않고 더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

▲ LG 고우석 ⓒ 스포티비뉴스 DB
3. 등번호에 얽힌 사연이 있다면.

고우석은 신인 때부터 낮은 번호를 잡았다. 지금은 '소방수'라는 이미지와 '(1)19번'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처음부터 그런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고. 이유는 간단했다. 

"입단했을 때 남는 번호가 61번, 19번이었다. 선수들은 낮은 번호를 달고 싶지 높은 번호를 달고 싶지는 않다. 61번은 박찬호 선배님 번호고, 19번은 앞이 1이라 고민하다 앞자리가 1인 게 멋있다고 생각해서 골랐다. 마무리를 하게 되니까 그게 또 '119'로 이어지더라. 그냥 앞에 1인게 멋있어 보여서 그랬다."

정우영은 등번호를 59번에서 18번으로 바꿨다. 은퇴한 'LG의 인대' 이동현 해설위원이 현역 시절 달았던 번호를 이어받았다. 이 소식을 접한 이동현 해설위원은 SNS에 정우영에게 당부하는 마음을 담았다. 정우영도 이 글을 읽었다. 

"따로 연락을 받지는 않았는데 SNS에 올리셨더라. 본인처럼 아프지 말고 오래 야구하라고 하셨다. 영구결번까지는 아니었지만 뺏어온 느낌도 든다. 이제 내 번호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한다."

4. 고우석 선수는 임찬규 선수와 룸메이트를 오래 했는데 고충이 있나요?

고우석은 'LG의 스피커' 임찬규와 룸메이트다. 임찬규가 친근한 이미지를 가진 선수이기는 하지만, 두 선수의 나이 차이는 6살로 결코 작지 않다. 둘만 있는 공간에서는 어떨까. 팬이 궁금해 한 '고충'에 더해 좋은 점까지 물었다.  

"너무 재미있다. 대화도 많이 하게된다. 잠들기 전까지 심심할 일은 없다."

(잠을 못 자는 것은 아닌가)

"잠은 잘 잔다. (임)찬규 형이 잘 때 엄청 예민하다. 소리가 조금이라도 나면 안 된다. 내 귀에는 안 들리는데 무슨 소리가 난다고 그런다. 호텔마다 특징이 있어서 에어컨에 불이 켜지는 곳도 있고 어디는 냉장고 소리가 크고 그렇다. 그런 것들을 다 파악해둔다."

정우영은 룸메이트가 자주 바뀌었다. 

"(고)우석이형 없을 때 찬규형이랑 했다. 돌아온 뒤에는 (이)민호나 (이)정용이형이랑 했고 올해 캠프는 (최)동환이 형과 같이 쓸 것 같다."

(최동환 선수 깔끔한 사람으로 유명한데)

정우영 "너무 깔끔하시다."
고우석 "내 짐까지 대신 정리해준 적도 있다. 막 가방 흐트러트리지 말라고 하면서."

5. 올해 가장 잠재력 터트릴 것 같은 선수는 누구?

LG가 지난 2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적재적소에 나타나준 새 얼굴들이다. 2019년에는 정우영과 구본혁, 2020년에는 이민호와 김윤식이 큰 몫을 했다. 올해는 어떤 샛별이 나타날까. 혹은 지금까지 못 보여준 실력을 발휘할 선수는 누구일까. 

고우석은 고민없이 "나다. 아직 포텐셜 남았다. 늘 나부터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 다음은 잘 모르겠다. 못했던 선수가 잘해야 터지는 건데 그정도로 못한 선수가 없다. 한 명 뽑자면 이주형이다"라고 말했다. 

정우영도 지지 않았다. "나랑 정용이형이다. 정용이형이 더 기량이 올라오지 않을까. 작년은 부상 후 빨리 복귀해서 자기 실력 다 못 보여준 것 같다. 올해는 시작부터 하니까 잘 터져주면 불펜이 편해지지 않을까 싶다."

▲ LG 정우영 ⓒ 스포티비뉴스 DB
6. 고우석 정우영에게 류중일 감독이란?

LG는 2018년 시즌을 앞두고 큰 결단을 내렸다. 어쩌면 푸른 피가 흐를지도 모르는 '삼성맨' 류중일 감독을 영입했다. 류중일 감독은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3년 계약을 마친 뒤 미련없이 팀을 떠났다. 구단이 난처한 상황에 빠지지 않게 하려고 먼저 차명석 단장에게 작별을 고했다. 

정우영은 "프로와서 처음 만난 감독님이고, 계속 기용해주신 분이다. 나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감독님이다.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고우석은 "나를 마무리로 만들어주신 분이 류중일 감독님이다. 그전에 양상문 감독님 계실 때도 있었지만, 류중일 감독님이 처음 마무리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가시면서도 최고의 선수가 되라고 해주신 게 마음에 깊게 남았다.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류지현 감독은 코치에서 직책이 바뀌었는데, 뭔가 다른 점 느끼는지)

고우석 "감독님 되고 만난 적 없다. 다른 사람들 출근할 때 퇴근해서 잘 못 만난다."
정우영 "똑같을 것 같다. 감독이 됐다고 더 무거워지지는 않을 거 같은 분이다."

7. LG 우승과 100억,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정우영 "100억이요?"
고우석 "어, 너 골랐어?"
정우영 "아뇨, LG 우승."
고우석 "내가 생각하기에는 LG가 우승하면 100억을 받는다."

8.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남고 싶은지.

마지막 질문이다. 고우석과 정우영 모두 '공인 엘린이'였던 만큼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인상도 특별할 거라 기대했다. 역시 기대대로 LG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한 대답이 나왔다. 고우석은 소소한 'TMI'도 덧붙였다.  

고우석 "이상훈 코치님이 현역 시절 LG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않았나. 우리 이모도 엄청 팬이다. 지금도 기억 나는게 이모 메신저 프로필 사진이 이상훈 코치님이었다. 나도 그렇게 사람들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 하나 더하자면 매년 발전하는 성실한 선수로 남고 싶다."

정우영 "나는 짧게 말하겠다. 잠실구장 전광판 옆에 내 번호 깃발이 흔들리는, 41번 옆에 18번을 걸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 더 많은 재치 넘치는 질문과 고우석 정우영의 흥미로운 대답을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LG 고우석과 정우영.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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