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박민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이런 식으로 공개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NC 다이노스 내야수 박민우(28)는 지난 27일 늦은 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지인과 사적인 대화를 나눴다. 박민우는 "구단이 갑이지, 차라리 이마트가 낫지, 아무도 모르지"라고 적어 비공개라고 생각한 공간에 게시했다. 수많은 야구팬이 이 글을 지켜볼 것이라곤 상상도 못 한 채. 

하지만 박민우의 의도와 다르게 이 글은 대중에게 공개됐다. '아차' 하고 게시글을 지웠을 때는 이미 늦었다. 해당 글은 순식간에 캡처돼 야구 커뮤니티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이유는 몰라도 구단을 향한 불만이 노골적으로 담겨 있고, 최근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 이마트까지 언급해 파장은 더욱 컸다.

박민우는 결국 28일 이른 아침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문제가 된 '구단이 갑이지', '차라리 이마트가 낫지', '아무도 모르지'라는 말들 모두 내가 한 게 맞다. 이런 식으로 공개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한 채 어제(27일) 새벽 지인과 저런 내용의 메시지를 나눴다. 공개냐 비공개냐의 차이지 결국 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이고 내 생각들이었기 때문에 그로 인해 실망하신 팬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며 현재 상황이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강조했다. 

박민우 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달 삼성 라이온즈 신인 내야수 신동수(20)가 비공개 SNS 계정이 공개된 여파로 방출됐다. 신동수는 해당 계정에 팀 코치와 야구 관계자, KBO리그 선수, 미성년자, 장애인 등을 비하하는 발언이나 욕설 등을 거침없이 올렸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낸 대구 지역을 '코로나국'이라고 비하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비공개'라는 그늘에 숨어 있다 발각된 신동수는 꿈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었다. 

SNS는 계정을 운영하는 사람이 공개하고자 하는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 공개적으로 불특정 다수와 소통할 수도 있지만, 비공개 기능을 이용해 철저히 개인적인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든 SNS라는 공간에서 영원한 비밀은 존재할 수 없다. 단 1명이라도 SNS상으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면 표면적으로는 비공개일지언정 열린 공간이라고 봐야 한다. 공개든 비공개든 지켜보는 이들은 늘 존재하고, 흔적이 남기 때문이다. 또 박민우의 사례처럼 공개 범위 설정 과정에서 실수해 원치 않았던 내용이 노출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SNS의 주된 목적은 소통하며 관계를 맺는 것이다. 영상과 사진, 글 등을 다수와 공유하는 게 주요 기능이다.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프로야구선수들이라면 더더욱 'SNS'와 '비밀'은 공존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고 행동해야 한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같은 맥락으로 사적인 공간에서도 선수의 품위를 유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선수협은 28일 오후 박민우 건과 관련해 "이번 논란은 선수협 이사회 임원에 의한 것으로, 해당 선수는 무거운 책임감과 송구스러움을 느끼고 있으며, 향후 사적인 영역에서도 공인의 자세를 잊지 않고 다수를 배려하는 품행과 언행을 유지할 것으로 다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협은 선수들에게 가볍게 생각하고 쓴 글이 불특정 다수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과 SNS가 개인적인 공간이지만 프로야구선수가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과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올바른 SNS 문화를 이끌어가는 데 일조해야 한다는 점 등을 상기시키고, 사회적으로 모범이 되는 말과 행동을 보여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NC는 박민우에게 구단 자체 징계는 내리지 않을 예정이다. 선수가 빠르게 사과문을 올렸고, 스스로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을 참작한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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