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톱 4 재진입 꿈이 무산됐다.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에 안방에서 1-3으로 완패했다.

설상가상 '에이스' 해리 케인(27)이 부상으로 교체되는 최악의 상황도 마주했다. 정밀검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나 팀 공격 70%를 책임지는 핵심 전력 이탈 가능성이 제기돼 비상등이 켜졌다. 손흥민(28)은 경기 초반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로 판명돼 취소됐다.

토트넘은 29일 오전 5시(한국 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과 19라운드 홈 경기에서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올 시즌 4번째 쓴잔(9승 6무)을 마신 토트넘은 승점 33을 유지, 리그 6위를 지켰다. 승리했다면 리버풀(승점 34)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승점 35)를 제치고 4위로 도약할 수 있었지만 무위에 그쳤다. 리버풀은 10승 고지를 밟으며 승점 37을 기록,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끌어내리고 4위로 올라섰다. 최근 5경기 무승을 끊어 내며 최상위권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리버풀은 4-3-3 포메이션을 꺼냈다. 최전방에 사디오 마네, 호베르투 피르미누, 모하메드 살라가 상대 골문을 조준했고 제임스 밀너, 티아고 알칸타라, 조르지뉴 바이날둠이 중원에서 공수를 조율했다.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조엘 마팁, 조던 핸더슨, 앤드루 로버트슨이 포백을 구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알리송 베케르가 꼈다.

토트넘은 3-4-3 전형으로 맞섰다. 손흥민, 해리 케인, 스티븐 베르흐바인이 스리톱으로 나섰고 세르주 오리에, 탕귀 은돔벨레, 맷 도허티,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허리에 배치됐다. 에릭 다이어, 벤 데이비스, 조 로돈이 스리백으로, 골문은 위고 요리스가 지켰다.

초반부터 팽팽했다. 양 팀 모두 배후 공간에 볼을 투입해 기회를 엿봤다. 전반 2분 리버풀이 먼저 기회를 쥐었다. 전방으로 길게 뽑아준 롱패스를 마네가 낚아채 슈팅으로 연결했다. 오리에 실책성 플레이로 맞은 찬스. 그러나 골문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1분 뒤 토트넘이 반격했다. 손흥민이 케인 침투 패스를 받아 알리송과 일대일 상황을 맞았다. 이후 오른발 슈팅으로 침착히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오프사이드로 판명, 골이 취소됐다.

토트넘 전략은 명료했다. 손흥민의 속도를 활용한 역습이 메인 루트였다. 전반 20분 전방으로 쇄도하는 손흥민에게 롱패스가 연결됐다. 상대 포백 뒤 공간을 파고든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쥐었지만 마팁이 반박자 빠르게 커버했다.

21분에도 손흥민이 다시 한번 케인 패스를 받고 슈팅을 노렸다. 페널티박스 안 왼쪽에서 왼발로 절묘하게 깔아찼다. 그러나 알리송 정면으로 향해 골라인을 넘어서지 못했다.

리버풀도 반격했다. 전반 23분 살라와 마네가 원투 패스를 주고받으며 기회를 창출했다. 요리스가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마네 슬라이딩 슈팅을 가까스로 쳐냈다.

디펜딩 챔프 맹공은 전반 종료 직전 빛을 봤다. 추가 시간에 마네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피르미누가 깔끔히 마무리했다.

후반 케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부상이 의심됐다. 케인은 전반 12분 알칸타라와 볼 경합 이후 고통을 호소했다. 이후 남은 시간 오른발을 절뚝이며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케인을 빼고 에릭 라멜라를 투입해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올 시즌 팀이 거둔 33골 가운데 23골에 관여한 에이스를 예기치 않게 교체했다. 토트넘으로선 대형 악재였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후반 1분도 안 돼 살라의 위협적인 왼발슛이 토트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어진 공격 상황에서 끝내 추가골을 내줬다. 후반 2분 마네 중거리슛이 요리스 선방에 막혀 튀어오르자 세컨드 볼을 알렉산더-아놀드가 침착히 마무리했다.

토트넘이 힘을 냈다. 추가골을 허락한 지 2분 만에 만회골을 뽑았다. 왼 측면을 허문 베르흐바인이 중앙에 자리하던 호이비에르에게 알맞은 세기의 인사이드 패스를 툭 건넸다. 호이비에르는 힘들이지 않고 그대로 발등에 얹어 슈팅을 때렸다. 발을 떠난 공은 리버풀 골문 오른쪽을 정확히 찔렀다.

두 팀은 후반 12분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리버풀이 또다시 역습 상황에서 달아나는 골을 챙겼다. 토트넘 왼 측면에 침투한 마네가 반대편 살라에게 '택배 패스'를 건넸다.

살라는 수비가 밀집한 공간서도 미사일처럼 쭉 뻗는 왼발 슈팅으로 요리스를 뚫어 냈다. 하나 빌드업 과정에서 피르미누 핸드볼 파울이 확인돼 골이 취소됐다.

토트넘의 안도는 오래가지 못했다. 후반 20분 알렉산더-아놀드 얼리 크로스를 마네가 논스톱 왼발슛으로 연결, 골망을 출렁였다. 단 1번의 패스로 골까지 연결하는 정교성이 눈부셨다. 사실상 이때 승세가 리버풀쪽으로 기울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제보> pdh@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