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재 SK의 홈구장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20년 연식에도 불구하고 깔끔한 환경을 자랑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신세계그룹은 지난 26일 SK텔레콤과 SK와이번스 인수와 관련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가 야구단을 팔지 예상조차 못한 야구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신세계는 야심찬 청사진은 내보였다.

그중 팬들의 큰 관심을 모은 것이 바로 ‘돔구장’ 신축이었다. 물론 ‘장기적으로’라는 전제가 붙기는 했지만, 신세계가 보도자료에 적시한 것은 화제를 불러 모으기 충분했다. 신세계 측은 “프로야구 1000만 관중 시대를 야구팬들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팬과 지역사회,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하여 장기적으로 돔을 포함한 다목적 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야구계에서는 신세계의 돔구장 신축 공약이 단순한 공수표가 아니라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SK와 인수 미팅 작업에서도 돔구장과 간접적으로 연관된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안다”면서 “물론 당장은 아니겠지만, 신세계의 돔구장 신축 의지는 확고하다”고 설명했다. SK 고위관계자 또한 “신세계 측에서 구상은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인정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정용진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 반대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신세계가 추구하는 방향에 야구단이 좋은 매물이 됐고, 실무자들이 계산기를 두드린 끝에 건의된 작품을 정 부회장이 ‘OK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실무진에서 이미 야구단 인수가 불러올 시너지 효과에 대한 분석을 끝냈고, 그 가운데 돔구장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면서 단순히 포장용 공약이 아니라는 데 무게를 뒀다.

현재 청라국제도시 혹은 송도국제도시가 거론되는데, 일단 유력하게 거론되는 부지는 청라 스타필드 부지다. 신세계가 꿈꾸는 이상향을 청라국제도시에 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타필드 등 쇼핑 시설, 체험 시설, 돔구장, 숙박 시설 등 복합 부지의 활용은 ‘유통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신세계의 야심작이 될 수 있다. 실제 일본 도쿄돔의 경우는 단순히 야구나 공연을 보기 위해 찾는 곳이 아니다. 테마파크, 쇼핑몰 등이 집합된 복합 문화공간으로 경기가 없는 날에도 인파들이 끊이지 않는다.

SK 관계자는 “현재 문학경기장 내 야구장과 2023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다. 계약 기간은 큰 문제는 아니다”면서 “(인천 내) 홈구장 이전은 신세계의 의지에 달린 것 아니겠나”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돔구장이 착공, 혹은 준공까지 이르려면 수많은 난제를 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공사비다. 최근 사례를 보면 경기장은 모기업의 돈과 세금을 합쳐 건설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현재 법령상 구단은 경기장을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지은 뒤 기부채납하고 대신 일정 기간의 운영권을 받는 방식을 택했다. 신세계가 최대 5000억 원 이상이 필요한 대형 돔구장을 짓는다고 해도, ‘내 것’이 아닌 상황에서 자신들의 맘대로 이상향을 펼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부지 활용 방안도 더 논의해야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인천광역시의 상황도 복잡하다. 인천광역시 한 관계자는 “언론 보도에 나왔지만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듣지 못했다. 그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지금 현재 어떻게 이야기하기가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인천 체육계에서는 “현재 문학 주경기장과 아시아드 경기장이 사실상 놀고 있는 가운데 문학야구장까지 비어버리는 건 인천시에 최악 시나리오다. 돔구장 건립이 공론화되면 인천시의 고민이 클 것이다. 현재 인천은 돔구장 건립을 지원할 수 있는 여력 자체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신세계 측도 인천광역시와 본격적인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꼭 돔구장 건립 때문이라기보다는 인수 과정의 한 과정이다. 지자체와 긴밀한 논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인천시도 신세계의 구상을 듣고 필요하다면 관계 법령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또한 돔구장 건립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꿔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의지가 있다는 것에서 기대가 모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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