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적인 성적에도 불구하고 약물 전력이 문제가 된 스타일. 배리 본즈(왼쪽)와 알렉스 로드리게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1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HOF) 입성자는 하나도 없었다. 투표권자들의 까다로운 기준(75% 이상 찬성)을 넘지 못한 가운데, 9년차에 이른 배리 본즈는 이번에도 명예의 전당에 가지 못했다.

본즈는 적어도 기록만 놓고 봤을 때, MLB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다. MLB 통산 2986경기에 때린 762개의 홈런은 여전히 MLB 역대 최고 기록이다. 볼넷(2558개), 고의4구(688개)에서도 1위다. 그러나 그 사이에 ‘약물’이 끼어 있었다. 투표권자들은 본즈가 뛰어난 야구선수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약물에 대해서는 엄격한 논조를 유지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실제 본즈는 이번 투표에서도 61.8%에 머물렀다. 50%대에서 시작해 매년 조금 오르고는 있으나 “절대 표를 주지 않겠다”는 약 40%의 투표권자에 완벽하게 막힌 양상이다. 본즈에게 표를 주지 않다가 마음을 바꾼 이들은 극소수다. 2018년 1명, 2019년 4명, 2020년 3명이었는데 올해는 2명만 변심했다. 90명이 더 생각을 바꿔야 하는데 이는 차라리 기적에 해당한다. 본즈는 내년이 마지막 기회다.

그런데 내년에는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 외에도 ‘약물 전력’이 있는 선수들이 또 나온다. 첫 시험대에 오를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대표적이다. 로드리게스 또한 본즈와 마찬가지로 MLB 역사에 남을 만한 기록을 쌓았고, MLB 역사상 가장 돈을 많이 번 선수다. 로드리게스는 MLB 통산 2784경기에서 696홈런, 208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30을 기록했다. 그러나 두 차례 약물 전력이 있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로드리게스의 등장이 본즈나 클레멘스에 미칠 영향이 흥미롭다고 주장했다. 로드리게스 또한 약물 전력으로 첫 해 입성은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로드리게스가 첫 해에 얼마의 지지를 얻을지, 로드리게스에 투표를 할 사람들이 본즈나 클레멘스에 대한 생각을 바꿀지 관심을 모은다. 

만약 로드리게스가 본즈의 첫 해 투표율을 상회하는 60% 이상의 지지를 얻을 경우, 그간 9년간 본즈와 클레멘스가 추가로 확보한 표가 로드리게스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할 수 있다. 로드리게스가 5% 미만으로 탈락할 가능성은 제로로 보이는 만큼 로드리게스 또한 10번의 기회에서 점진적으로 득표율을 높여갈 수 있다. 약물 스타에 대한 명예의 전당 논란은 적어도 19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긋지긋한 시간이다.

‘디 애슬레틱’ 또한 “본즈와 클레멘스의 10번째 마지막 라운드에 A-ROD(로드리게스의 별명)는 투표 첫 해다. 거의 완벽하다”면서 “그리고 데이비드 오티스를 그 논쟁에 끼어 넣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빅 파피’의 데뷔전이기도 하다”고 했다. 오티스 또한 기록으로는 명예의 전당 입성이 유력하고, 대중 및 미디어의 큰 사랑을 받았으나 약물 논란이 있었던 선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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