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경력 최고 시즌에 도전하는 배제성(왼쪽)과 심우준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t는 지난 시즌 막판 이강철 감독과 3년 재계약에 합의했다. 2년간 팀을 잘 이끈 이 감독에게 선물을 안김과 동시에, 앞으로 3년간 팀의 방향을 더 차분하게 만들어달라는 당부이기도 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로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t는 3년을 바라보고 다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2위를 했다고 해서 당장 한국시리즈 우승에 매달리는 게 아닌, 매년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다지겠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승부를 걸 타이밍이 오면 과감한 전력 보강 작업도 예고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선수들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벌었다.

팀 선발진의 핵심 중 하나인 우완 배제성(25), 주전 유격수 심우준(26)은 아직 미필이다. kt도 ‘선수들이 원한다면’ 입대를 막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당장 전력 타격은 크지만, 팀의 장기적인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칫 잘못 군 스텝이 꼬이면 선수 경력에도 흠집이 날 수 있어서다. 그러나 두 선수는 일단 한 시즌을 더 뛰기로 결정했다. 

그만큼 2021년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kt도 두 선수의 그런 의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두 선수가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kt도 안정적인 전력 토대를 만들 수 있어서다.

배제성은 2년 연속 10승을 거둔 팀 토종 에이스 중 하나다. 지난해 소형준이 부각됐지만, kt 국내 투수 역사상 첫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배제성의 존재감 또한 그에 못지않게 빛났다. 지난해 악전고투 속에서도 10승을 찍은 것은 2019년 성적이 반짝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훈장이었다. 이제 더 앞으로 나아갈 차례다.

시즌 중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투구폼을 바꾸는 등 애를 먹었으나 철저한 관리로 가면 갈수록 더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 이강철 감독도 “시즌 막판에 140㎞대 중반을 던졌다”면서 배제성이 스스로의 힘으로 정상 궤도에 돌아오고 있는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현재 컨디션에도 문제가 없고, 올해 캠프에서는 작년보다 더 빨리 몸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 감독의 이야기다.

심우준은 2018년 135경기, 2019년 138경기에 이어 지난해에는 144경기 모두에 나갔다. 저조한 타율(.235)을 먼저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주전 유격수가 144경기에 다 뛰었다는 건 팀에 적잖은 플러스 요소였다. 확실한 백업 유격수가 없는 kt라면 더 그랬다. 도루도 35개나 성공시키며 이 감독 특유의 기동력 야구에 큰 몫을 했다. 실책도 있었지만 호수비는 더 많았다.

144경기를 다 뛰며 좋은 시기도, 그렇지 않은 시기도 있었다. 폭발할 때도 있었고, 체력 부담에 성적이 처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다 경험이 될 법하다. kt 관계자들은 심우준이 겨울 내내 충실히 체력 훈련을 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제는 장기 레이스에 대한 노하우도 많이 쌓인 만큼 올해는 더 성숙한 플레이도 기대할 만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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