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타격 잠재력을 갖춘 김창평은 여전히 SK가 큰 기대를 가지고 있는 선수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의 2021년 제주 전지훈련 명단에는 팀의 미래를 이끌어 갈 어린 선수들도 몇몇 포함되어 있다. 지난해 캠프 명단에는 없었던 선수도 존재한다. 그만큼 팀, 그리고 김원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기대가 남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류선규 SK 단장은 “이들이 올 시즌 키 플레이어”라고 단언한다. 류 단장은 향후 2년의 계획에 대해 “큰 틀에서 보면 올해는 중위권 도약, 그리고 내년은 상위권 도약의 개념”이라면서 점진적인 세대교체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역설했다. 타 팀에 비하면 어린 선수들의 비중이 적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기대를 거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우완 최민준(22)과 조성훈(22), 거포 유망주 전의산, 그리고 올해 내․외야 겸업에 도전하는 김창평이다. 류 단장은 “4명이 SK의 선수단 역량을 좌우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단언하면서 “이런 선수들이 1군에서 안착을 하며 5위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면 내년, 내후년 팀의 재건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중위권 도약과 함께 미래까지 다 잡겠다는 욕심이다.

조성훈과 최민준은 2018년 드래프트 동기다. 청원고를 졸업한 조성훈이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 경남고를 졸업한 최민준이 2차 2라운드(전체 15순위)에 차례로 지명을 받았다. 이미 고교 시절부터 실적과 잠재력을 인정받는 선수들이었다. 2019년에는 순차적으로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해 군 문제까지 모두 해결했다.

두 선수는 2018년 잠깐 1군(조성훈 1경기․최민준 2경기)에 얼굴을 비친 것 외에는 1군 경력이 없다. 그러나 상무에서 많은 실전 경험을 쌓으며 한층 성장해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투수’ 출신인 김원형 감독 또한 마무리캠프 당시 두 선수를 면밀하게 관찰했다. 100% 전력투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장점이 눈에 들어왔다는 설명이다.

최민준은 안정적인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다. 100구를 던질 수 있는 스태미너 또한 가지고 있다. 입대 전에는 구속이 조금 떨어지는 게 아쉬웠는데 지난해 막판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서는 140㎞대 중반의 힘 있는 패스트볼을 던지며 2군 코칭스태프를 흡족하게 했다. 10월 20일 이천 두산 2군과 경기에서는 최고 147㎞, 그리고 9회에도 최고 145㎞를 던지며 뚜렷한 구속 상승세를 확인하고 시즌을 마쳤다. 이날 최민준은 115구 완봉승을 거뒀다. 

조성훈은 최고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로 일찌감치 팀이 공을 들인 자원이다. 신인 당시에는 제구 문제가 있었지만, 역시 상무에서 많은 경기에 나가 좋은 실적을 거둔 채 팀으로 복귀했다. 마운드에서 싸우는 요령 또한 많이 좋아졌다는 게 전체적인 판단이다. SK는 일단 두 선수를 올해 불펜에서 실험할 계획이다. 당장 필승조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시즌이 끝났을 때 그 수준에 올라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 최민준은 상무에서 큰 폭의 기량 향상을 이뤘다 ⓒSK와이번스
김창평은 유격수와 좌익수를 겸업한다. 김창평은 지난해 2루수로 뛰었다. 다만 수비 도중 다친 어깨의 부담감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빠른 발, 타격 능력, 만만치 않은 펀치력을 모두 갖춘 선수인 만큼 타격을 특화시키는 게 낫다는 계산이다. 이처럼 팀은 외야 쪽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유격수도 포기하지는 않기로 했다. 김민재 코치가 김창평을 집중적으로 조련할 계획이다. 김창평이 유격수 백업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엔트리 구성도 훨씬 편해진다.

전의산은 다크호스다. 전의산은 원래 1군 캠프 명단에 없던 선수였다. 공익근무를 추진하기도 했었고, 지난해 2군에서도 보여준 것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군 코칭스태프의 끈질긴 추천은 이유가 있었다. 전의산의 펀치력을 본 1군 관계자들이 모두 놀랐을 정도였다. 류 단장은 “양준혁의 느낌이 있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결국 막판 회의에서 합류가 결정됐다. 1루 백업 후보다.

이 선수들이 중요한 것은 결국 팀의 약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미래의 기둥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루에는 제이미 로맥이 있으나 외국인 선수에다 나이가 많다. 2022년에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선수다. 좌익수 포지션은 지난해 확실한 주전이 없었고, SK는 여전히 기동력이 취약하다. 김창평은 SK의 젊은 야수 중 이 방면에서 가장 잠재력이 큰 선수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이 모두 무너진 SK에서 새 투수는 언제나 필요하다. 선발에 외국인 선수들이 가세했다면, 불펜에는 최민준 조성훈이 새로 가세하는 자원이다. 말 그대로 지난해에는 없는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이들의 성장 자체가 곧 팀 마운드의 발전으로 직결된다. 이들이 1군 등용의 발판을 놓을 수 있을지도 제주 캠프를 바라보는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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