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된 롯데 이대호와 허문회 감독. ⓒ곽혜미 기자
-마지막 2년 남겨둔 롯데 이대호
-은퇴 전 목표로 KS 우승 설정
-허문회 감독과 운명의 2년 동행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2년 내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이대호(39)는 29일 롯데 자이언츠와 FA 계약을 맺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은퇴 전까지 한국시리즈를 제패하겠다는 선수로서의 마지막 목표. 그러면서 우승 시 1억 원을 기부하겠다는 뜻밖의 공약까지 내걸었다.

이번 FA 계약(2년 총액 26억 원)으로 이대호는 현역 인생의 마지막 챕터를 펼치게 됐다. 2001년 롯데에서 데뷔한 뒤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와 소프트뱅크 호크스 그리고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를 거쳐 다시 롯데로 이어져 온 20년. 이제 내년이면 대장정이 마침표를 찍게 된다.

순탄치만은 않았던 FA 계약이었다. 롯데와 이대호 모두 계약 불발을 의심하진 않았지만, 조건의 차이를 좁히는 일은 쉽지 않았다.

결국 협상은 해를 넘겼다. 대다수 FA들이 이미 둥지를 찾았지만, 이대호는 무적 신분으로 겨울을 보냈다. 그러나 2월 스프링캠프 돌입을 앞두고 의견 차이가 좁혀지면서 롯데와 이대호는 다시 손을 잡게 됐다.

선수로서 마지막 여정을 시작한 이대호는 마지막 목표도 밝혔다. FA 계약 직후 “2년 내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우승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하겠다”며 아직 오르지 못한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이대호 본인이 말했듯이 기한은 겨우 내년까지다. 그런데 이 2년이라는 시간은 롯데를 이끄는 사령탑에게도 똑같이 주어져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바로 허문회(49) 감독이다.

▲ 지난해 11월 취임식애서 롯데 허문회 감독(왼쪽)이 이대호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허 감독은 2019년 10월 롯데로 부임하면서 3년 총액 10억5000만 원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어느새 1년이 지났고, 이제 올해와 내년까지 2년이 남은 상태다.

2019년 최하위를 기록했던 롯데의 지휘봉을 새로 잡은 허 감독은 취임 후 가을야구 진출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첫 스텝은 만만치 않았다. 초반 기세를 마지막까지 이어가지 못하고 7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다.

물론 성과도 있었다. 일단 순위를 최하위에서 7위로 끌어올렸고, 패배 의식이 짙던 선수단 분위기도 긍정적으로 바꿔놓았다. 또, 당장의 성적과는 별개로 주도했던 철저한 컨디션 관리로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허 감독이 처음 이끈 지난 1년은 실험적인 성격이 다소 강했다. 반면 남은 2년은 이야기가 다르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할 시간이다.

일단 현재 전망은 나쁘지 않다. 오프시즌 별다른 전력 유출은 없었고, 외국인투수 댄 스트레일리와 외국인타자 딕슨 마차도가 잔류했다. 또, 이대호까지 2년간 동행을 확정하면서 든든한 동반자와 남은 임기를 함께하게 됐다.

가을야구 진출을 목표로 잡은 허문회 감독과 2년 내 우승을 마지막 과제로 삼은 이대호.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공동체’가 된 둘의 시너지 효과는 과연 어떤 피날레를 가져오게 될까.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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