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현은 2021년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 노윤주 기자 / 이충훈 영상 기자]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은 빡빡한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다. 귀국 후 특별한 휴식 없이 운동을 이어 갔다. 곧바로 부산에 내려가 훈련을 했고, 2월부터는 장소를 옮겨 출국 전 마지막 점검에 들어간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최악의 환경을 이겨내고 좋은 성적을 거둔 김광현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쉴 법도, 기분을 조금 낼 법도 한데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 이맘때보다 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우선 지난해 성적이 반짝이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느낀 점도 많았을 것이다. 또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와 2년 최대 1100만 달러에 계약한 김광현은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다. 메이저리그(MLB)에서 계속 경력을 이어 갈 수 있을지 갈림길에 서는 셈이다. 지난해 호성적으로 가치가 치솟기는 했으나 그것도 올해 유지가 되어야 유효한 것이다. 어느 나라든, 어느 종목이든 FA 계약에는 직전 시즌 성적이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의 FA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세인트루이스는 지난해 좌완 선발이 부족하다는 팀 내 문제점을 인식하고 김광현에 접근한 끝에 영입에 성공했다. 그런데 앞으로도 이 문제가 크게 호전될 기미는 없다. 베테랑이자 클럽하우스 리더인 애덤 웨인라이트와 1년 계약(800만 달러)로 선발진은 유지했으나 좌완 선발의 추가는 없었다. 김광현의 가치는 여전히 빛난다.

마이크 거쉬 세인트루이스 단장은 ‘스포티비뉴스’와 단독 화상 인터뷰에서 김광현 칭찬을 늘어놨다. 지난해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멋지게 연착륙한 김광현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거쉬 단장은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마치 빅리그에서 10년 넘게 뛴 선수의 모습이었다. 항상 침착한 모습을 유지했고 다른 선수들이 정면승부를 하기 어려워했다”고 투구 내용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어 “일단 김광현이 올 시즌 후 FA가 된다. 확실한 것은 작년에 김광현과 정말 좋은 경험을 했고, 올해도 아주 기대가 된다는 것이다”고 했다. 올 시즌 활약도 믿고 있다는 의미다. 거쉬 단장은 “물론 앞으로 있을 일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아무도 알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라고 전제하면서도 “그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좋다. 김광현처럼 스트라이크를 던지면서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많을 수는 없다. 그러니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의 커맨드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거쉬 단장은 “수많은 공을 그가 원하는 시간, 원하는 위치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그렇게 되면 타석에 있는 선수들은 패스트볼만 기다리기 어렵다”라면서 “김광현은 많은 공을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고, 그리고 그 모든 것은 그의 의도대로 이뤄진다”고 했다. 구속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줄어들기 마련이지만, 커맨드는 상대적으로 나이 영향을 덜 받는다.

김광현은 2022년 만 34세가 된다. 적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지난해만한 커맨드를 계속 이어 갈 수 있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 장기 계약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은 만큼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황을 지켜봐야겠으나 2021-2022 FA 시장의 선발투수 시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이름값 있는 스타들은 나이가 걸림돌이고, 고만고만한 선수들이 많다는 평가다. 김광현에게 나쁜 환경은 아닐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세인트루이스의 움직임에도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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