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양현종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마이크 거쉬 세인트루이스 단장은 ‘스포티비뉴스’와 단독 화상 인터뷰에서 “이번 오프시즌은 다른 시즌과 조금 달랐다. 팬데믹 상황에서 많은 불확실성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2020년 메이저리그(MLB)가 휘청거렸다. 정규시즌은 종전 162경기에서 60경기로 쪼그라들었다. 각 구단들은 자연히 어마어마한 손실을 떠안았다. 곳간이 넉넉하지 않으니 오프시즌 씀씀이도 줄었다. 얼어붙었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1월 중순 이후 조금씩 녹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선수들이 새 소속팀을 찾지 못한 상태다.

한국인 선수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김하성(샌디에이고)은 좋은 조건을 받고 MLB 무대에 입성했으나 나성범(NC)과 양현종은 그렇지 않았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거친 나성범은 만족할 만한 오퍼를 받지 못해 KBO리그로 유턴했다. 양현종은 ‘배수의 진’을 치고 MLB 도전을 이어 가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다.

하지만 거쉬 단장은 KBO리그를 바라보는 MLB의 시선은 그렇게 차갑지 않다고 말한다. 거쉬 단장은 “아시아에서 오는 선수들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면서 “국내 선수들이 아시아에서 1~2년 동안 뛰다 돌아오는 경우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세인트루이스는 근래 오승환, 마일스 마이콜라스, 김광현 등 한국과 일본에서 뛰었던 선수들을 차례로 영입해 좋은 성과를 낸 경험이 있다. 거쉬 단장은 “오승환, 김광현과 같은 선수들은 꽤 성공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거쉬 단장은 KBO리그의 수준에 대해 “우리가 봤을 때는 한국 야구의 수준을 꽤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한국에서 성공했다면 미국에서도 어느 정도 성공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물론 메이저리그 야구와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주 수준 높은 경쟁을 하는 리그라고 생각한다. 팀과 맞을 수 있는 선수를 찾고, 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지를 잘 파악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예전처럼 마냥 변방으로 취급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데이터를 수집하기도 훨씬 더 쉬워졌다고 말한다. 거쉬 단장은 “한국과 일본에 스카우트를 보내는데 그들이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다. 물론 영상으로도 도움을 많이 받는다. 요즘에는 영상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스카우트가 쉬어졌기 때문에 더욱 더 활용하고 있다”면서 “그 때문에 미국에서는 선수들에 대한 의견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이클 거쉬 단장이 스포츠타임을 통해 노윤주 기자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이클 거쉬 단장이 스포츠타임을 통해 노윤주 기자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양현종 영입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나 양현종은 이미 MLB 구단 사이에 널리 알려진 선수다. MLB 구단 스카우트들은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 수준의 선수는 본국에 직접 리포트를 작성해 송출한다. 관심이 있든 없든, 장점과 단점 정도는 모두 알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새로 파악해야 하는 선수는 아니기 때문에, 각 구단의 사정에 따라 향후 반전이 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어떤 이유로 선발진에 구멍이 생긴다면 양현종 영입을 고려하는 팀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거쉬 단장의 말처럼 MLB 구단들의 오프시즌이 불확실성과 싸웠다면, 안개가 걷히는 시점이 양현종에게는 기회가 될 타이밍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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