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투수 조장 홍건희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울산, 김민경 기자] "손을 꽤 많이 들어주더라고요."

홍건희(29)는 20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지 2년 만에 투수 조장이 된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투수 조장을 맡은 유희관(35)에게 바통을 이어받았다. 투수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 원하는 후보에게 손을 드는 공개 투표 방식이었는데,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홍건희로 결정했다. 득표수를 묻자 홍건희는 "기억은 안 나지만 손을 꽤 많이 들어줬다"고 답하며 웃어 보였다. 

홍건희는 지난해 6월 두산이 KIA 타이거즈와 트레이드로 내야수 류지혁을 내주면서 받아온 우완이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는 불펜 투수, 또 부상으로 이탈한 선발 이용찬의 공백을 채울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한 상황에 안성맞춤인 카드였다. 홍건희가 합류한 덕분에 두산은 최원준을 선발로 돌리면서도 불펜 전력 누수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마운드 위에서는 물론이고 라커룸에서도 홍건희는 빠르게 동료들과 친분을 쌓아 나갔다. 이영하와 함덕주, 최원준 등은 올해 투수 조장 후보를 정할 때 홍건희를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홍건희는 같은 유니폼을 입고 땀 흘린 지 1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여준 동료들의 반응에 고마운 마음 반, 놀라운 마음 반이었다. 

홍건희는 "팀에 온 지 1년이 채 안 됐다. (두산에서) 캠프도 처음이라 부담스러워 안 하려 했다. 투수들이 다수결로 뽑아줘서 조장이 됐는데, 뽑아준 만큼 책임감을 갖고 하려고 한다. 애들이 좋게 봐줘서 그런 것인지 만만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웃음), 동생들이 뽑아줬으니까 잘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1992년생인 홍건희는 이번 스프링캠프 투수 명단에서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고 자신을 "서열 4위"로 소개했다. 1위는 장원준(36), 2위는 김강률(33), 3위는 윤명준(32)이다. 나머지는 20대 초중반 젊은 투수들이다. 그만큼 두산 투수진이 젊어졌다. 

홍건희는 "최근에 보면 선수층이 젊어지는 추세인 것 같다. 예전에 내가 어릴 때를 생각하면 지금 내 나이가 많은 나이가 아니었다. 시대가 바뀌어서 내가 벌써 중고참이 돼버렸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동료들을 이끄는 리더가 됐다. 홍건희는 "처음 해보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두산에서는 솔직히 조장이 되긴 했지만, 알아서 잘 움직여서 딱히 할 일은 없었다. 어린 투수들이 많아서 캠프가 길어졌을 때 분위기가 흐트러지면 이래저래 혼란스러울 수 있는데, 내 경험을 바탕으로 잡아주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후배들과는 스스럼없이 잘 어울리는 편이다. 홍건희는 "KIA에 있을 때도 후배들이랑 잘 어울리는 편이었다. 후배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려 하고 기본적인 것은 지키되 벽을 두는 것을 안 좋아한다"며 동생들과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부터 합류한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홍건희는 "신경 쓰이는 것은 없다. 외국인 투수들은 원래 자기 루틴대로 잘하니까. 자기 운동을 잘할 수 있게 옆에서 해주면 알아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울산, 김민경 기자
제보>kmk@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