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신성현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울산, 김민경 기자] "제발 잘하겠습니다. 이제는."

두산 베어스는 지난 2017년 4월 한화 이글스와 트레이드로 포수 최재훈(32)을 내주면서 내야수 신성현(31)을 데려왔다. 두산은 당시 나이 26살이었던 신성현을 젊은 우타 거포 기대주로 평가했다. 

하지만 신성현은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신성현이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사이 3루 경쟁을 예상했던 허경민은 대체 불가 주전으로 성장했다. 1루수 오재일도 마찬가지였다. 해가 지날수록 1군에서 기회는 줄어들었고 4년 통틀어 81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격 성적은 타율 0.171(105타수 18안타), 2홈런, 11타점이었다. 

신성현은 지난 4년을 되돌아보며 "피하기만 했다"고 정리했다. 이어 "상황이 싫으니까 피해 다니고 싶었다. 조금 더 그 상황에 부딪혔으면 어땠을까 싶다. 지금은 더 이를 악물고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4년 동안 멈춰있었던 이유로는 "고집"을 꼽았다. 신성현은 "나만의 고집이 셌다고 표현해야 할까. 기술적으로 나만의 느낌이라고 생각한 것을 버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번에 2군에서 마무리캠프 할 때도 박철우 2군 감독님께 많이 혼나가면서 훈련했다. 감독님께서 많이 도와주시면서 많이 좋아졌고, 1군 스프링캠프 와서도 코치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회가 줄어든다는 느낌을 받을수록 조급해진 것도 독이 됐다. 신성현은 "어떻게든 한 타석에서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결과를 내려고만 하다 보니까. 나에게 부담이 심했던 것 같다. 부담과 생각이 많아지니까. 나만의 플레이를 못 했던 것 같다. 올해는 아무 생각 없이 조금 더 공격적으로 치려고 한다"고 밝혔다. 

4년이 흐르면서 신성현은 더 이상 젊은 기대주가 아닌 중고참이 됐다. 마음을 더 단단히 먹은 이유다. 신성현은 "똑같이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적인 것도 있지만, 심적으로 나약한 마음을 버리려고 노력했다. 나한테 주문을 건다고 해야 할까. 나이도 많이 찼고, 솔직히 올해 처음 훈련을 시작할 때는 압박감이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잡생각이 나니까. 생각하지 않고 주어진 기회에 맞춰서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전에는 팀 동료인 김재환, 박세혁과 '고집'을 버리는 과정을 함께했다. 신성현은 "내가 (김)재환이 형, (박)세혁이 형을 따라다닌다. 매년 겨울마다 같이 운동을 해서 형들이 나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 그래서 이런저런 것들을 많이 알려준다. 재환이 형은 '눈치 보지 말고 자기 스윙을 해라. 그래야 미래가 있다'고 말해줬다. 맞히려고 하는 스윙보다는 자기 스윙을 해야 다음 결과가 좋아질 것이라고 이야기해주고, 기술적으로 많이 도와주셨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했다.  

수비는 최근 외야수 훈련 비중을 더 높이고 있다. 신성현은 "강석천 수석 코치님께서 외야도 같이 준비해보라고 하셨다. 1루수도 하다가 지금은 외야수를 하고 있다. 일단은 좌익수로 시작할 것 같다. 외야수는 오랜만에 하는 거라서 남들보다 2~3배는 더 해야 할 것 같다. 강타자는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도 많으니까 높이 뜬 타구를 처리하는 것을 신경 쓰고 있다. 옛날부터 여러 포지션을 해와서 힘들진 않다. 포지션에 맞게 연습하면 된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4년 전부터 기다린 두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도 했다. 신성현은 "제발 잘하겠다. 이제는"이라고 다짐했다. 올해 꼭 해내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묻자 "두 자릿수 홈런"을 외치며 두산이 바라던 우타 거포로 성장할 수 있길 기대했다. 

스포티비뉴스=울산,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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