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성은 호수비로 2루수 가능성 또한 밝혔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송승민 영상 기자] 김하성(26·샌디에이고)의 오프시즌 중점 사안은 2루 수비였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내야 전 포지션에서 활용하겠다고 했다. 2루 경험이 부족한 김하성은 반드시 이 과제를 풀어야 했다.

KBO리그 키움에서 뛰던 시절 김하성은 주로 유격수를 봤다. 3루도 경험이 있다. 당장 지난해 에디슨 러셀이 합류하자 3루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유격수와 3루수는 또 다른 포지션이지만, 그래도 경기장을 보는 관점이 상대적으로 비슷하다. 그러나 2루는 조금 반대다. 유격수와 반대로 움직여야 한다. 1루로 던지는 동작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유격수를 본 선수들은 2루에 비교적 무난하게 적응한다는 게 야구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그나 그렇다고 해서 전향하자마자 척척 되는 건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 2루에서 출전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김하성이 공을 들인 이유다. 

어렵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김하성은 출국 전 ‘스포티비뉴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인프라도 다르고, 훨씬 수준이 높다고 하지만 부딪혀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2루 수비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5일(한국시간) 경기는 그런 김하성의 자신감을 잘 보여준 경기였다. 2루 수비는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호수비가 나왔다.

김하성은 5일 텍사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2번 2루수로 출전해 타석에서는 안타 하나, 수비에서는 호수비를 선보였다. 1회 첫 타석에서는 빗맞은 타구가 투수와 3루수 사이로 절묘하게 구르며 시범경기 두 번째 안타를 뽑아냈다. 다소 운이 따르기는 했지만 기분은 괜찮을 법한 장면이었다.

수비에서도 2루수로서의 움직임을 제대로 소화하는 등 합격점을 받을 만한 모습을 보였다. 유격수 직선타가 나왔을 때 재빨리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는 장면, 유격수 앞으로 땅볼이 갔을 때 2루수로서의 백업 플레이 등 기본을 잊지 않고 플레이했다. 4회 1사 후에는 네이트 라우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재빨리 잡아 역동작 러닝스로우 송구로 이어 가며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현지 중계진은 이 수비 후 “정말 멋진 플레이였다. 밸런스가 잘 잡힌 송구가 제때 들어왔다”고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중계진은 김하성이 견고한 수비수이며, 또한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줬다면서 기대를 걸었다. 동료들도 김하성을 격려했다. 김하성이 한 번 더 긴장을 풀어낼 수 있는 계기를 수비에서 찾아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송승민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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