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은 자세로 모범이 되고 있는 추신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울산, 김태우 기자] SSG와 계약을 맺고 전격적으로 한국에 돌아온 추신수(39)는 11일 코로나19 자가격리가 해제됐다. 곧바로 부산으로 와 선수단과 상견례를 마쳤다. 추신수는 이 자리에서 “이기려고 왔다”며 동료들의 투쟁심을 끌어올렸다.

추신수는 “내가 많이 배우겠다”고 했다. 팀 내에서 최선임급 선수이자 슈퍼스타 출신이지만 권위를 내세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오히려 많이 찾아와서 물어봐달라고 후배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기대를 모으는 ‘루틴 전수’에 대해서도 신중했다. 최대한 알려주기는 하겠지만, 각자의 루틴이 있다고 했다. 자신의 것이 항상 옳은 것도 아니고, 그것이 맞는지는 선수 스스로 생각하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그런 추신수는 11일 오후부터 선수단과 똑같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12일 휴식일도 큰 예외는 없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추신수가 SSG 선수들과 하나도 다른 대우를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1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리는 kt와 경기를 앞두고 만난 SSG 관계자는 “특별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원정 숙소 상황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선수단은 원정에 갈 때 2인 1실을 쓴다. 다만 10개 구단 모두 예외 없이 일정 나이 이상의 베테랑 선수들은 1인 1실을 쓰도록 한다. 일종의 배려인 셈이다. 후배들도 눈치를 덜 볼 수 있으니 차라리 그게 낫다는 의견이 많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에서도 슈퍼스타 출신이자 연봉만 1억50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추신수가 어떤 대우를 받는지도 흥미로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특별대우는 없다.

추신수는 베테랑 선수군에 묶여 1인 1실을 쓰기는 하지만 방 규모나 서비스는 다른 선수들과 차이가 없다. 식사도 마찬가지다. 추신수는 선수단에 제공되는 식사를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먹는다. 운동 시간도 같다. 훈련 방식에 있어서는 선수 고유의 것을 인정하는 차이가 있겠으나 그렇다고 훈련 시작 시간에 예외를 두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추신수 스스로가 특별대우를 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별다른 요청 사항이 없었다는 게 SSG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실 메이저리거들은 ‘실력’과 ‘돈’이 권력으로 이어진다. 2019년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매니 마차도는 원정 숙소에는 항상 ‘스위트룸’을 쓰는 것을 계약 조건에 넣었다. 무리한 요구라는 뒷말도 있었으나 샌디에이고는 마차도의 요구 조건을 수용했다. 다른 슈퍼스타들 또한 일반 선수들과 다른 특별대우를 받는 일이 허다하다. 계약에 명시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추신수 또한 텍사스에서는 최고 연봉자이자 클럽하우스의 리더로 활약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특별대우를 받는 게 어쩌면 당연한 급의 선수였다.

하지만 추신수는 자신의 미국 경력은 미국에 내려두고 온 식으로 행동해 구단 관계자들의 존중을 받고 있다. KBO리그에 온 만큼 리그 고유의 문화를 존중해야 하고, 한치의 방심이나 게으름 없이 미국에서 했던 것을 똑같이 준비하겠다는 게 추신수의 각오다. 슈퍼스타의 기운은 단순히 경기장이 아닌, 경기장 밖에서도 진하게 감돌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울산,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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