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양현종이 14일(한국시간) 밀워키와 시범경기에서 2이닝 3삼진 무실점 호투하며 메이저리그 진입 청신호를 밝혔다. ⓒMLB닷컴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커브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영리함이 돋보였다.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시범경기 첫 무실점 쾌투를 앞세워 메이저리그 진입 청신호를 밝혔다.

양현종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3-3으로 맞선 5회말 3번째 투수로 나와 2이닝 1안타 3삼진 무실점 쾌투했다. 처음 상대한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남은 아웃카운트를 침착하게 잡아내면서 무실점 호투했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역시 커브였다. 이날 양현종은 직구 비율을 낮추는 대신 커브 구사율을 높여 효과를 봤다. 시속 140㎞대 직구와 함께 낙차 큰 커브가 섞여 들어오자 밀워키 타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지미 허겟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양현종은 선두타자 가렛 미첼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타자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의 타석 때 2루를 노리던 미첼을 잡아내면서 급한 불을 껐다. 브래들리 주니어가 2구째 커브를 헛스윙 하는 사이 미첼이 2루로 뛰었는데 포수 드류 부테라가 정확한 송구로 도루를 저지했다.

여기에서 힘을 얻은 양현종은 다시 낙차 큰 커브를 던져 브래들리 주니어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6회에도 영리한 피칭이 빛났다. 양현종은 선두타자 잭 그린에게 초구 변화구를 던져 우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그리고 딜런 코젠스와 빌리 맥키니에게도 변화구 구사율을 높여 연속 삼진을 만들어냈다.

코젠스는 1볼-2스트라이크에서 양현종의 높은 커브를 헛스윙해 물러났고, 맥키니 역시 같은 볼카운트에서 떨어지는 커브를 헛스윙해 삼진을 당했다. 5회와 6회를 깔끔하게 막은 양현종은 마운드를 구원진에게 넘기고 이날 경기를 마쳤다.

양현종은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8일 LA 다저스전에서 8회 구원등판해 1이닝 2안타 1홈런 1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첫 아웃 2개는 잘 잡아냈지만, DJ 피터스에게 좌중월 솔로홈런을 맞아 고개를 숙였다.

당시 100% 만족스럽지 못한 투구로 양현종은 현지 언론으로부터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양현종은 이날 호투로 다시 메이저리그 진입 청신호를 밝혔다. 양현종 역시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커브는 확실히 한국에서보다 많이 던져야 한다. 한국보다 힘 있는 타자들이 많기 때문이다”고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이어 “포수나 전력분석팀도 내 커브가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 다만 한국에선 커브를 카운트를 잡는다는 생각으로 던지지만, 여기에선 그러면 장타를 맞을 수도 있다. 스피드도 조절해야 하고 제구도 낮게 해야 한다”고 자신만의 생각을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생존의 기로에서 연일 시험을 치르고 있는 양현종으로선 중요한 해답을 얻은 경기였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제보> underdog@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