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신수는 더그아웃과 관중석에서 상대 투수 분석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울산, 김태우 기자] 경기가 승리로 끝나자 SSG 선수들은 웃음을 머금은 채 한 줄로 서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선수들을 기다렸다. 그 대열에는 추신수(39)도 있었다.

승리 하이파이브는 KBO리그에나 메이저리그에나 있다. 프로에서만 20년 넘게 야구를 하면서 추신수 또한 수많은 승리 하이파이브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KBO리그에서는 첫 경험인 만큼 처음에는 자리를 두고 두리번거렸다. 대열에 중간쯤에서 김강민 옆에 자리를 잡은 추신수는 선수들과 일일이 손뼉을 마주치며 싱글벙글 웃었다. 이것도 하나의 행복이었다.

지난해 9월 이후 출전이 없었던 추신수는 13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모처럼의 야외 훈련에 추신수는 “살아있는 느낌”이라고 환하게 웃는다. 훈련 도중에는 진지하면서도 또 자주 웃는다. 동료들과 말할 때도 웃고, 상대 팀 선수들의 인사에도 환하게 웃는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도 한 번씩 미소를 드러낸다. 

몸 상태를 고려해 오버페이스를 하지는 않는다. 추신수는 “조금씩 끌어올리려고 한다. 무리는 안 하려고 한다”면서 “옛날 같았으면 마음이 급해서 막 했을 것이다. 나이도 있고, 한 발 두 발 뒤로 물러나서 할 줄 아는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최대한 빨리 경기에 나가고 싶지만, 무리하면 어떤 결과가 오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추신수다. 대신 할 수 있는 것은 다한다. 상대 분석도 그중 하나다.

아직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추신수는 어느 정도의 자유도가 있다. 더그아웃 혹은 관중석에서 상대 투수는 물론 상대의 움직임, 더 나아가 KBO리그의 경기 스타일을 꼼꼼하게 눈에 담고 있다. 추신수는 14일 울산 kt전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는 오래 뛰어서 웬만한 투수를 다 알고 있다. 그래서 그 투수의 당일 컨디션을 봤는데 지금은 리그가 아예 다르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하나씩 일일이 다 봐야 한다.

13일 kt 선발인 고영표의 경우 시즌 중에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 kt의 주축 선수다. 동료들이 먼저 추신수에게 그런 사실을 알려줬다. 추신수의 집중력이 극도로 높아졌음은 물론이다. 추신수는 “미국에서는 밑으로 던지는 투수가 잘 없다보니 더 유심히 봤다. 뒤에 앉아서 보면서 타석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마치 타석에 있는 것처럼 타이밍을 맞춰 몸을 움직여봤다는 것이다.

다른 상대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실제 추신수는 13일과 14일 더그아웃과 관중석을 오가며 상대 투수를 유심히 지켜봤다. 표정은 진지했고, 자리를 비운 시간도 거의 없었다. 제한적이지만 추신수 정도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선수라면 눈으로 지켜보고, 직접 몸을 가볍게 흔들어보는 정도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이르면 17일 정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실전부터는 본격적인 감각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물론 처음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스프링트레이닝은 몸을 만든 상황에서 캠프지에 합류해 일주일 정도 훈련을 하고, 한 달 정도 되는 시범경기 일정에서 컨디션을 100%로 맞춘다. 그러나 추신수는 자가격리 2주가 있었고, 야외에서 훈련을 한 것도 13일과 14일을 포함해 이틀뿐이다. 여기에 연습경기 및 시범경기는 이제 12경기만 남았다. 평소 준비 루틴보다 서둘러야 하는 건 분명하다. 추신수도 SSG도 인내를 가지고 이 과정을 지켜볼 예정이다. 다만 몸과 별개로 눈은 쉴 틈 없이 계속 돌아가고 있는 추신수다.

스포티비뉴스=울산,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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