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김태형 감독 ⓒ 스포티비뉴스 DB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두산 베어스는 올해 첫 번째 신인을 아주 신중하게 결정했다. 1차 지명에서 투수를 선택하던 추세를 거스르고 유격수 안재석을 택했다. 

두산이 유격수를 1차 지명에서 선발한 것은 2004년 김재호 이후 17년 만의 일이다. 전면드래프트 시절을 포함해 야수를 가장 먼저 뽑은 것도 2013년 김인태 이후 처음이다. 2019년 1차 지명 김대한은 입단 당시 투수로 선발한 경우다. 

아직 퓨처스리그조차 뛰지 않은 신인이지만 안재석을 보는 현장의 시선은 긍정적이다. 안재석은 1군 스프링캠프에 포함됐을 뿐만 아니라 여기서 김태형 감독의 기준을 통과했다. 두산은 그동안 '화수분'이라 불릴 만큼 새 얼굴을 꾸준히 배출했고, 두산 내야가 곧 국가대표팀 내야였을 정도로 리그 최고 수준의 전력을 자랑했다. 이 선수들과 함께했던 김태형 감독의 눈높이에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안재석이 가진 잠재력의 크기를 알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처음에 왔을 때 생각보다 좋은 걸 많이 가졌다는 생각을 했다. 타격에 소질이 있다. 어린 선수에게 당장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갖고 있다. 기존 백업 선수들과 비교해서 뒤처지는 점이 없다. 수비를 봤을 때는 바로 1군에서도 쓸 수 있을 정도다. 포구 동작, 송구 모두 잘 돼 있다"고 칭찬했다. 

▲ 두산 안재석. ⓒ 스포티비뉴스 DB
그런데 안재석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다. 타격이다. 안재석은 서울고 3학년이던 지난해 26경기에서 타율 0.356, OPS 1.051을 기록했다. 고교 통산 타율은 0.390에 달할 만큼 수비뿐 아니라 타격까지 잘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프로 투수들의 공은 역시 달랐다. 

김태형 감독은 얼마 전 기사를 훑어보다 안재석이 타격에 대해 고민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얼굴에 웃음기를 띈 채 "타격은 고등학교 때 타율 생각하면 안 되고…지금 굉장히 잘 치고 있다. 본인이 뭐 타격이 어쩌고 하는 기사를 봤는데, 고등학교 생각하면 안 된다. 그래도 금방 적응할 것 같다. 초반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타격 스탠스나 타이밍 잡는 방법이 달라졌다.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남은 과정은 안재석이 스스로 선배들의 벽을 넘을 수 있느냐다. 김태형 감독은 "요즘 어린 내야수 보면 체격이나 힘이 된다. 기술적인 면은 몰라도 신체적인 조건은 부족하지 않다. 신인들 퓨처스팀에서 훈련하는 거 보면 놀란다. 경험이 부족할 뿐이다. 선수가 기회를 잡을 상황이 만들어지고, 그 기회를 잡아야 좋은 선수가 만들어진다"며 안재석을 포함한 젊은 선수들을 격려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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