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청소년대표 시절의 kt 소형준(왼쪽)과 키움 장재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봉준 기자]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연습경기가 열린 17일 고척스카이돔. 플레이볼을 앞두고 구장 한쪽에서 두 사내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해 신인왕 수상자인 kt 위즈 소형준(20)과 올 시즌 프로로 데뷔한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19)이었다.

한 살 터울의 소형준과 장재영은 청소년대표 시절 함께 태극마크를 달며 우정을 쌓았다. 2019년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WBSC 18세 이하 야구월드컵이 그 무대였다. 유신고 3학년이던 소형준과 덕수고 2학년이던 장재영은 마운드를 책임지며 함께 성장했다.

그리고 지난해 프로로 먼저 데뷔한 소형준은 13승을 거두면서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을 수상했다. 루키답지 않은 배짱과 안정적인 구위로 신인 돌풍을 주도했다.

그리고 1년 뒤. 소형준의 뒤를 따라 장재영도 새로운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장재영은 이날 경기에서 2-3으로 뒤진 6회초 구원등판해 1이닝 1안타 무실점 쾌투했다. 직구 최고구속 155㎞와 함께였다. 안타와 실책이 겹치면서 무사 1·2루 위기로 몰렸지만, 후속타자들을 침착하게 막아내고 올해 연습경기 등판에서 처음 무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만난 장재영은 “기록은 모르겠지만, 스스로 마운드에서 편안해지고 있다. 밸런스도 일정해지고 있다”고 웃었다. 이어 “오늘 경기 초반에는 안타도 맞고, 실책도 나왔다. 그러나 이는 게임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정규시즌 중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당황하지 말고 내 공 던지자고 했다”고 당차게 말했다.

관심을 모은 경기 전 소형준과 만남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장재영은 “(소)형준이 형과는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친하게 지냈다. 아무래도 나보다 1년 먼저 프로에서 뛰었고, 지난해 성적이 좋았던 만큼 타자들을 상대하는 법을 많이 익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것저것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 키움 장재영이 17일 고척 kt전을 마친 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고척돔, 고봉준 기자
솔직한 마음도 이야기했다. 선배를 따라 자신 역시 신인왕을 받고 싶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장재영은 “나도 신인왕을 받고 싶어서 형에게 물어봤다”면서 “많이 배우려고 한다. 내 고집대로 하지 않고 많이 배울 생각이다. 특히 지난해 형준이 형은 신인인데도 멘탈적인 부분이 베테랑처럼 느껴졌다. 점수를 줬을 때에도 마운드에서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면서 선배로부터 본받을 점을 이야기했다.

일단 후배는 선배의 장점을 차근차근 따라가는 눈치다. 장재영은 6회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후속타자 김민혁을 실책으로 출루시켰다. 느린 땅볼 타구를 키움 1루수 이명기가 잡아 장재영에게 토스했지만, 송구가 높게 형성되면서 공을 놓쳤다.

그러나 장재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심우준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뒤 대타 김건형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박승욱도 좌익수 플라이로 유도하면서 실점을 막았다.

입단과 함께 9억 원이라는 거액의 계약금을 받으면서 주목을 끈 루키는 이렇게 한 뼘씩 성장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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