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의 투타 겸업 성공 여부는 올해가 중대한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는 프로 입단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선수다. 현대 야구에서는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투·타 겸업에 당차게 도전했기 때문이다. 그냥 도전만 한 건 아니었다.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2018년 메이저리그(MLB)가 오타니의 등장에 흥분한 것은 이유가 있었다. 마치 만화책을 찢고 나온 듯한 ‘판타지스타’의 등장에 온갖 매체들의 시선이 몰렸다. 데뷔 초반에는 팀 내 최고 스타이자 MLB 최고 선수인 마이크 트라웃보다 더 관심을 모았다. 마운드에서는 160㎞를 던질 수 있는 투수이자, 타석에서는 20홈런과 20도루를 모두 할 수 있는 재능의 결합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2018년 초반에는 이게 진짜 현실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부상 이후 모든 게 잠잠해졌다. 2018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2019년은 타석에만 전념했다. 지난해에는 다시 투·타 겸업에 도전했지만 마운드와 타석 모두 성적이 좋지 않았다. 어느 하나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도전을 계속 밀어줬다. 2021년 현 시점까지는, 일단 다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타니는 24일(한국시간)까지 시범경기 10경기에서 타율 0.600, OPS(출루율+장타율) 1.701이라는 미친 듯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매년 시범경기 당시 타격감이 썩 좋지 않았던 예전과는 사뭇 비교된다. 마운드에서도 세 차례 선발 등판했다. 1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는 2⅓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으나 직전 등판인 22일 샌디에이고전에서는 4이닝 1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지며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런 오타니는 다시금 현지 언론의 기대를 유발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미 베팅업체 ‘BET MGM’의 2021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배당을 소개했는데 오타니는 전체 11위였다. +4000의 배당 자체(100달러를 걸어 적중 시 4000달러를 배당으로 받음)가 사이영상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해석이기도 하지만, 한 번도 풀타임은커녕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적도 없는 오타니가 순위권에 들었다는 자체로도 화제였다.

‘포브스’는 한술을 더 떠 “2021년 MVP 후보로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팔꿈치 수술 탓에 타자의 잠재력만 생각하는 것도 거론되지만, 에인절스는 투-웨이(투·타 겸업)에 도전하고 있다”고 점쳤다. 올해 투·타 겸업이 대박을 터뜨린다면 향후 막대한 금전적 부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실 오타니는 지금껏 사이영상이나 MVP에 가까운 활약을 해본 적이 없다. 어느 하나에만 집중해도 이 타이틀까지 가는 길은 굉장히 험난하다. 두 가지를 같이 하면서 자격 후보로 거론된다는 자체가 비정상일 수도 있다. 오타니는 올해가 메이저리그 4년차. 이제는 투·타 겸업으로 확실한 성공을 보여줘야 앞으로도 이를 계속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역대급 과대평가인가, 혹은 역대급 잠재력인가. 올해가 끝나면 그 답은 대충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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