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군 진입 시점이 관심을 모으는 롯데의 거대한 두 재능, 김진욱(왼쪽)과 나승엽 ⓒ롯데자이언츠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중견수 자리에 나승엽을 넣으면 이상하게 공이 잘 안 가더라. 투수진이 좋아진 것 같기도 하다. 좋은 현상이다”

허문회 롯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정규시즌 전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는 중견수다. 주전 중견수였던 민병헌이 불의의 부상으로 이탈해 공백이 생겼다. 지난 3년간 이 포지션을 지켰던 선수이기에 대체자가 마땅치 않거나, 아직은 풀타임 경험이 부족하다. 당장 올해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도 고려해야 한다. 허 감독이 신인 나승엽을 체크하는 이유 중 하나다.

프로 입단 후 주 포지션이 내야가 되느냐, 외야가 되느냐로 관심을 모았던 나승엽은 일단 중견수 자리에 출전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그리고 연습경기에서 일단 방망이 재질을 보여줬는데 수비는 검증이 안 됐다. 나승엽이 출전하면 이상하게 공이 중견수 쪽으로 안 가 테스트를 할 기회가 없었다는 게 허 감독의 이야기다.

그러나 23일 사직 SSG전에서는 제법 많은 타구가 나승엽을 향했다. 물론 나승엽의 수비 능력을 진정으로 시험할 정도의 날카로운 타구는 많지 않았다. 나승엽은 자신에게 향한 곳을 비교적 침착하게 잡아냈는데 체공 시간이 길어 진정한 테스트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굳이 5회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온 김성현의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는 잘 처리했다. 약간 휘기도 했는데 나승엽이 타구 판단을 비교적 이른 시간에 잘했다. 첫 발부터 완벽한 건 아니었지만 잘 쫓아가 넘어지면서 캐치해냈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수비력이었다. 시범경기 3경기에서도 타율 0.286을 기록했고 2루타도 하나 기록하는 등 방망이 재질은 계속해서 믿음을 주고 있다.

또 하나의 대형 신인 좌완 김진욱은 2군에서 기량을 갈고 닦다 21일 키움과 경기에 등판해 2⅔이닝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다. 허 감독도 경기 내용에는 비교적 만족감을 드러냈고, 26일 KIA전에서 한 차례 더 테스트에 나선다. 몸 상태가 100%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가장 큰 장점으로 뽑혔던 제구와 경기 운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두 선수는 롯데의 미래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선수들이다. 롯데는 두 선수를 무리하게 1군에 올릴 생각은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육성해야 할 자원들인 까닭이다. 그러나 재능은 계속해서 주머니 밖으로 나오려고 한다. 올해 어느 시점에 1군에 올라가 중용될 가능성 자체는 높아졌다. 관심은 그 시점이 언제느냐다.

두 선수 모두 개막 엔트리 진입을 확신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롯데는 김진욱을 올해 선발로 투입할 예정이다. 롯데는 두 외국인 투수(스트레일리·프랑코)에 박세웅 노경은까지는 선발 합류가 유력하다.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이승헌 서준원 김진욱이 다툰다. 서준원의 경우는 불펜에서도 뛸 수 있지만, 김진욱을 시작부터 불펜에 놓기는 다소 부담스럽다. 나승엽 역시 아직 확고한 자리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두 재능이 얼마나 빨리 1군에 진입할 수 있느냐도 올해 롯데를 보는 하나의 관심거리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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