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2003년 출간된 '머니볼'은 경영학을 다루는 책이면서도 많은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로부터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이제는 '베터볼'의 시대가 막을 올렸다. 머니볼이 경기 안에서의 기록으로 저평가 우량주를 찾아냈다면, 이제는 기술의 힘으로 잠재력 넘치는 선수를 찾고 또 발전시키는 시대다.

미국 야구기자 벤 린드버그와 트래비스 소칙은 공저 'MVP 머신'에서 첨단 과학 기술이 바꾼 선수 운영 방식에 대해 파고들었다. 타구 발사각이나 투구 회전수, 스윙 속도처럼 그동안 측정이 어려워 주목하지 않았던, 혹은 못 했던 다양한 데이터가 선수 육성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트레버 바우어나 무키 베츠처럼 새로운 데이터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성장한 선수들을 소개한다. 아울러 메이저리그 선수 육성에 어떤 최신 장비들이 사용되는지, 그리고 어떤 구단이 이러한 혁신에서 앞서나가는지 등을 보여준다.

이제는 야구 팬들에게 익숙해진 '트랙맨 레이더'는 사실 골프에서 시작한 장비다. 그뿐만 아니라 신체역학 피드백 장비인 K-베스트, 발의 힘과 균형을 측정할 수 있는 지면반력기 등이 모두 골프에서 먼저 활용되었다. 여기서 효과를 증명한 신기술들은 곧바로 야구계로 넘어왔다. 이렇게 얻은 발사각, 회전수, 스윙 속도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들은 자신들의 훈련 내용을 바꿔나갔다.

대표적인 사례는 바우어다. 그는 선천적인 체격 조건이나 운동신경 면에서 다른 메이저리거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신 그에게는 창의력이 있었다. 바우어는 남들이 시도해보지 않은 다양한 방법들과 자신만의 노력으로 불리한 조건을 극복했다. 

훈련 방법부터 바꿨다. 부상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꺼려지던 훈련 도구 웨이티드 볼(Weighted Ball)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야구계에서는 생소했던 에저트로닉 카메라를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먼저 활용하고, 세이버메트릭스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자신의 강점을 찾았다. 

나아가 '드라이브라인'이라는 일종의 사설 야구 교습소에서 자신의 기술을 연마했다. 이제 드라이브라인은 메이저리그는 물론이고 KBO리그에서도 주목하는 '족집게 학원'으로 떠올랐다.

이 책의 이야기는 단지 메이저리그 야구, 혹은 스포츠라는 테두리에서만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 스윙을 바꾸기 이전의 저스틴 터너나 커브를 100% 활용하기 이전의 리치 힐, 슬라이더를 바꾸기 이전의 바우어일 수 있다. 어느 곳에서든 새로운 시도와 노력, 그리고 혁신을 이끄는 이들이 한발 앞서나갈 수 있다고 이 책은 얘기한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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