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가 첫 시범경기부터 무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의리는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2피안타 7탈삼진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의리는 롯데 타선을 상대로 점수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 자신의 임무를 완수한 뒤 교체됐다. 투구수는 예정된 75개보다 3개 모자란 72개였다.

올해 1차지명을 받고 KIA에 입단한 이의리는 2월 정식으로 KIA 유니폼을 입고 뛸 때부터 어깨에 팀의 기대가 가득했다. 양현종이 비운 좌완 선발 자리를 채울 여러 후보들이 많았지만 특히 고교 에이스 출신의 이의리에게 향한 주목도가 컸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캠프 도중 이의리, 장민기, 김유신 등 좌완 선발 후보들을 언급하며 "다른 선발 로테이션이 모두 우완이기 때문에 좌완 선발은 5선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3선발이 될 수도 있다"며 이들의 성장세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이의리는 지난 7일 자체 연습경기에서 최고 148km 직구를 던져 1⅔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고 13일 한화와 연습경기에서는 2⅓이닝 무피안타 3사사구 무실점으로 강점과 약점을 동시에 보여줬다. 윌리엄스 감독은 25일 경기 전 이의리에게 "변화구로도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1회 이의리의 구위는 프로의 벽 앞에서 부담을 안은 여느 고졸 신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의리는 1회 선두타자 나승엽을 포함해 스트레이트 볼넷만 2개를 내줬고 이대호에게 2루타를 맞으며 2사 만루에 몰렸다. 그는 한동희를 3루수 땅볼 처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 피칭을 마친 뒤 환영받고 있는 이의리(가운데). ⓒKIA 타이거즈

그런데 2회부터 이의리가 완전히 달라졌다. 2회부터 5회까지 네 이닝 동안 허용한 안타는 단 1개, 대신 빼앗은 삼진은 무려 6개였다. 이의리는 네 이닝을 49구로 막아냈다. 1회 2루타를 허용한 이대호와 2번째 만남에서는 이날 최고 구속인 148km를 던져 3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이의리는 경기 후 "1회초 영점이 잡히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자세를 낮게 가져가려고 신경 썼다. 포수 김민식 선배도 '직구가 좋으니, 가운데만 보고 던지라'고 조언해줬고, 이후 제구를 잡았다"며 이대호와 2번째 타석에 대해 "감독님께서 하신 '타자 신경쓰지 말고 자기 공을 던지라'는 말이 떠올랐다. 앞 타석 생각하지 않고 미트만 보고 전력을 다해 꽂아 넣는다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등판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의리는 주자가 만루인 상황, KBO리그 최고의 슈퍼스타에게 2루타를 맞은 뒤 다시 마주한 상황에서도 침착한 피칭을 보여줬다. 그의 투구는 지켜본 모든 이들이 기대치를 한층 높이기에 충분했다. 아직 시범경기 첫 등판일 뿐이지만 경기를 치르는 중에도 발전을 보여준 이의리기에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한해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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