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이 힘든 9회를 보낸 투수들에게 조언했다.

한화는 26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시범경기에서 6-5로 이겼다. 선발 라이언 카펜터가 5이닝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5-0으로 앞섰으나 9회에만 4점을 내주면서 1점차 진땀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9회 4실점의 원인이 볼넷이라는 점에서 아쉬운 내용이었다. 9회를 끝내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윤대경이 볼넷 3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김민혁에게 1타점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이어 김건형에게도 볼넷을 주고 교체됐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서균이 배정대, 심우준에게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마지막 투수 장민재가 박승욱을 삼진 처리했으나 신본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6-5 1점차 위기에 몰렸다. 장민재는 송민섭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한화 투수들이 허용한 볼넷은 모두 11개. 수베로 감독과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가 올해 선임된 뒤 투수진에게 가장 강조한 '공격적인 피칭'과는 맥락이 먼 경기였다. 코칭스태프는 매번 효율적이고 공격적인 투구를 강조했으나 이날 9회에만 투수 3명이 60개의 공을 던졌다.

수베로 감독은 다음날인 27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전날 경기를 돌아보며 "선수들에게 복잡한 이야기를 하진 않았다. 한 가지 이야기한 건 누구나 제구가 안 되는 날이 있지만 침착함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운드 위에서 부정적인 표정을 짓거나 행동을 하면 상대도 볼 수 있다. 잘 풀리지 않는 날이라고 하더라도 침착한 모습을 잃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수베로 감독은 당장 선수들의 제구력을 지적하기보다는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지적했다.

야구는 분위기 싸움이라는 말이 있듯, 경기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신의 약점을 상대에게 노출시켜 흐름을 넘겨주지 말라는 의미다. 시즌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볼넷의 위험성을 크게 깨달은 한화 투수진이 감독의 주문을 깊게 새겨들을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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