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현이 수염 관련 질문을 받자 마스크를 내려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 28일 화상 인터뷰 캡처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그 정도로 허리가 아파서 수염을 못 깎았다."

김광현(33,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부상 복귀전을 치른 소감을 이야기했다. 덥수룩하게 기른 수염이 눈길을 끌었다. 

김광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시범경기에 1-1로 맞선 4회 2번째 투수로 나서 2이닝 3피안타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35개였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종전 21.00에서 16.20으로 낮췄다. 세인트루이스는 4-6으로 졌다. 

등 통증으로 이탈한 뒤 첫 실전이었고, 지난 9일 마이애미전 이후 19일 만에 등판이었다. 부상 전까지는 시범경기 2경기에 등판해 3이닝 8실점(7자책점)을 기록했다.

휴식기 탓인지 초반은 불안했다. 직구와 슬라이더가 모두 크게 맞아 나갔다. 4회 선두타자 루이스 브린슨에게 가운데 담장을 맞고 떨어지는 3루타를 허용했다. 김광현은 맞자마자 아쉬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JJ 블리데이에게 또 한번 중월 적시 3루타를 내주며 실점해 1-2가 됐다. 계속된 무사 3루 위기에서는 존 베르티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주면서 1-3으로 벌어졌다. 이후 5회까지는 큰 위기 없이 타자들을 잡아 나갔다. 

김광현은 "지난 경기보다는 조금 낫던 것 같다. 처음 두 타자한테 3루타를 허용했지만, 그래도 그 이후에 조금씩 제구도 됐다. 가장 중요한 게 허리가 아팠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는데, 경기를 치르면서 부상의 두려움을 없애서 만족한다"고 경기를 총평했다.

다음은 김광현과 일문일답.

-2번째 이닝(5회)이 좋았는데, 첫 이닝 때랑 변화를 준 게 있었나. 

변화를 주진 않았다. 선두타자가 가장 중요했는데 3루타를 맞았다. 지난 경기도 그 전 경기도 선두타자를 계속 출루를 시키다 보니까 당황한 것도 있었다. 앞으로 계속 준비를 할 텐데, 선두타자부터 집중해서 깔끔한 첫 이닝을 가져가서 분위기를 내 쪽으로 끌고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이크 실트 감독이 몸을 만들고 있고, 4월 중순쯤 선발 복귀가 예상된다고 했다. 지금 스스로 상태를 설명하자면.

지금까지는 괜찮다. 팔 상태는 작년보다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 계속 끌어올려서 허리가 안 좋아서 다시 빌드업을 시작하는데, 완벽한 시즌을 보내기 위한 준비 단계라고 생각하고 한 걸음 나아가서 팬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등 통증은 처음인지.

지난해 밀워키전 때 살짝 이런 느낌이 있었다. 지금까지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경기 중에 오더라도 5일 휴식 기간 안에 회복돼서 등판했다. 이번에 피칭하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지난 2경기가 안 좋다 보니 빌드업 과정에서 무리했던 것 같다. 캐치볼도 롱 토스를 길게 했던 것 같고. 무리를 해서 허리가 올라왔는데, 지금은 아무렇지 않으니까 앞으로도 공격적으로 빌드업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수염은 왜 길렀는지. 

허리가 부상이 오면서 모든 게 다 하기 싫고 짜증 나더라. 기본적으로 진짜 3일 정도를 거의 아무것도 못 하고 누워만 있었는데, 아무것도 하기 싫고. 사실 수염을 기른 게 그 정도로 허리를 숙이기 힘들어서 수염을 길렀다. 어쩌다 보니 기르게 됐다.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맞이하는데, 마이너리그 시즌이 개막을 안 하니까 어디서 빌드업을 하게 되는지. 

경기를 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플로리다에서 경기를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마지막 경기는 세인트루이스 가서 2번째 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장소가 어디든 내 몸 상태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건강하게 이른 시일 내에 복귀하도록 노력하겠다. 

-지난해도 정상적인 빌드업 과정을 밟진 못했다. 올해는 그래도 정상적인 과정을 밟은 것 같은데 지난해보다 심리적으로 편한지.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한 시즌을 치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10명 정도가 그렇게 던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두 번 정도 중간에 거른다고 생각하고, 이게 앞으로 당겨서 개막 때 거른다고 생각하고 차근차근 준비할 것이다. 건강한 시즌을 치르기 위한 준비 단계라고 생각하고 어쨌든 합류하고 나서는 다시는 아프지 않도록 몸 관리도 철저히 하고 좋은 성적 건강한 모습 보여 드리도록 노력하겠다. 

-더 건강해지면 수염을 깎을 것인가. 

그렇다. 오늘(28일) 밀 것이다. 오늘은 턱수염만 밀고 정상적인 시즌을 시작하면 다 깎을 것이다(웃음).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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