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2013년 시즌 삼성 야구는 6회까지였다. 7회까지 리드한 62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이 시즌을 포함해 2014년 5월 27일 LG전에서 지기까지 '7회 리드 때 144연승' 기록을 썼다. 심창민과 차우찬이 중간을 책임지고 8회 안지만, 9회 오승환이 나와 모두의 예상대로 승리를 지켰다.

KBO 리그 출범 이후 타고투저가 가장 심했던 2014년 시즌, 9개 구단의 7회 리드 때 승률은 0.898로 떨어졌다. 2008년 0.901보다도 낮았다. 이때 넥센을 2014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은 원칙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5.25에 그쳤지만 7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전 구단 가운데 가장 높은 승률 0.931를 기록했다. 넥센의 조상우~한현희~손승락 필승조가 합작한 결과다.

최고 방패의 자리는 NC가 이어받았다. 지난해 팀 불펜 평균자책점이 4.48로 가장 낮았고, 7회 리드 때 승률은 0.962였다. 0.959를 기록한 삼성을 근소하게 제친 1위다. 1군 진입 첫해였던 2013년에는 7회 리드 때 승률이 0.827에 그쳤다. 선수 구성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임창민이 마무리 투수 변신에 성공했고 이민호와 최금강이 그 앞을 책임졌다. '전직 마무리' 김진성은 전천후로 활약했다.


2016년 시즌은 어떻게 될까. 지난해 10세이브 이상 기록한 투수 11명 가운데 6명에게 변화가 생겼다. 넥센은 FA 손승락이 롯데로 이적했고, 삼성에서는 외국 원정 도박 파문을 일으킨 임창용이 방출됐다. SK는 FA 6명 가운데 핵심 불펜 투수 2명을 잃었다. KIA는 윤석민, LG는 봉중근을 마무리 투수에서 선발투수로 바꾸기로 했다.

롯데와 한화, 넥센 세 팀의 7회 이후 야구가 극적으로 달라질 전망이다. 지키는 야구에 익숙하지 않았던 롯데는 FA 시장에서 윤길현과 손승락을 잡아 뒷문을 강화했다. 롯데의 지난 시즌 7회 이후 리드 때 팀 평균자책점은 무려 6.04였다. 그 다음인 LG(4.91)보다 1점 이상 높다. 두 선수의 합류가 최고의 방패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지난해 같은 일은 재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7회 리드 때 승률이 0.866로 9위에 그친 한화는 FA 정우람을 영입해 선수층을 두껍게 했다. 정우람은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 2.62를 기록했고, 타자 친화적인 홈구장을 쓰면서도 피OPS가 0.577에 그쳤다. FA 시장에서 대어로 꼽힌 불펜 투수 가운데 독보적인 기록이다.

넥센은 필승조를 완전히 재구성한다. 손승락은 이적, 한현희는 수술. 조상우는 선발로 나간다.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하는 마무리 후보 1순위 김세현(김영민)은 지난 시즌 직구 평균 구속 148.6km를 기록했다. 72이닝 이상 던진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공. 그의 앞을 지켜 줄 선수가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가 된 임창용의 거취에 따라서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임창용은 33세이브로 구원왕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평균자책점 2.83, FIP 2.23, WHIP(이닝당 출루 허용) 1.07으로 나이가 무색한 활약을 했다. 일단 지금까지 영입 의사를 밝힌 팀은 없는 상태. 임창용은 복귀하더라도 정규 시즌 72경기를 쉬어야 한다.

[사진] 넥센 김세현 ⓒ 한희재 기자, 롯데 손승락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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