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 엔트리를 놓고 막바지 고심에 들어간 kt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29일 광주 KIA전(시범경기·미세먼지 취소)을 앞두고 “개막 엔트리는 거의 다 결정이 됐을 것 같다”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 감독은 1~2자리가 미정임을 이야기하면서 “좋은 고민이다”고 웃었다.

지난해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kt는 알게 모르게 팀 선수층이 강화되고 있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 굵직한 영입은 없었지만 군 제대 선수, 트레이드 영입생 등의 기대 효과가 쏠쏠하다. 자연히 경쟁이 더 치열해졌고, 개막 엔트리를 짜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 감독은 “(부임 첫 해인) 2년 전이었으면 다 1군이었을 것”이라는 말로 달라진 팀 선수층을 대변했다.

kt는 주축 선수들의 비중이 적지 않은 팀이다. 이는 곧 주전 선수들은 거의 다 결정이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기존 주전 선수들보다 기량적인 측면에서 더 나은 선수가 나오지 않는 이상 2년간 고생한 선수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게 맞다. 결국 이 감독의 고민은 야수 백업, 그리고 불펜에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감독은 “야수는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면서도 “중간투수는 오늘(29일) 아침까지도 상의를 하고 왔는데 내일 경기까지 보고 판단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당초 29일과 30일 불펜투수들의 연투 테스트를 할 예정이었는데 29일 경기가 미세먼지로 취소되면서 고민은 더 커지는 형국이다.

보통 엔트리를 투수 13명, 야수 15명으로 짠다고 볼 때 야수진은 2~3자리 백업 경쟁이다. kt의 주전 라인업을 보면 포수 장성우, 1루수 강백호, 2루수 박경수, 유격수 심우준, 3루수 황재균, 그리고 외야와 지명타자로 유한준 알몬테 배정대 조용호까지는 사실상 확정이다. 백업 포수는 출전 경기 수만 놓고 보면 일단 이홍구가 앞서 나가는 모양새. 그렇다면 5명이 남는다.

대타 자원으로 힘이 있는 문상철이 대기하고, 내야에는 신본기 박승욱 권동진, 외야에는 김민혁 송민섭 김건형 등이 경쟁하고 있다. 이들을 다 데려갈 수는 없다. 박승욱과 권동진 중 누구를 선택하느냐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인 권동진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지만, 박승욱은 강백호를 백업할 1루로도 뛸 수 있다. 신본기가 유격수·3루수, 박승욱이 1·2루수 백업으로 들어가면 되지만 권동진이 다소 아깝다.

불펜은 더 고민이다. 이 감독은 “양은 충분히 확보를 했는데 보시다시피 거의 비슷하다. 삼진 잡는 투수들이 아니기 때문에 인플레이타구타율(BABIP) 등 운이 작용을 한다. 최대한 타구 스피드를 억제해서 시프트를 활용해 맞혀 잡는 피칭”이라고 고민을 드러냈다. 결국 주권과 김재윤을 제외한 나머지 여섯 자리는 시즌 내내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감독은 1~2자리 정도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개막 엔트리에서 출발하는 선수들이 1년 내내 자리를 지키는 것은 아니다. 특히 불펜의 경우는 1·2군 순환이 잦은 보직이기도 하다.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해도 실망할 이유가 없다. 이 감독의 고민이 마지막까지 계속된다는 것은, 그만큼 kt에 쓸 선수가 많아졌다는 것을 상징한다. 선수들의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겠지만, 팀에는 좋은 일이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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