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시즌 철저한 관리로 정상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는 쿠에바스(왼쪽)와 데스파이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t가 2020년 구단 역사상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외국인 선수들의 맹활약도 상당 지분을 차지했다. ‘MVP’ 멜 로하스의 주니어가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두 외국인 투수들의 분투는 반드시 기억되어야 한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4)와 윌리엄 쿠에바스(31)는 지난해 25승을 합작(데스파이네 15승·쿠에바스 10승)하며 팀 선발 로테이션을 든든하게 이끌었다. 배제성이 시즌 초·중반 다소 고전했다는 점, 소형준은 이닝 관리가 필요했다는 점, 5선발 자리가 다소간 혼란스러웠다는 점을 생각하면 두 선수의 활약은 절대적이었다. 두 선수 이상의 외국인 투수감을 찾기 어려웠던 kt는 나란히 재계약 제안서를 던졌다.

이미 리그에 적응한 두 선수는 올해도 쾌조의 컨디션과 함께 정규시즌에 대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로 작년보다 출발이 늦은 건 맞다. 그러나 그 공백을 메울 정도의 충실한 준비를 했다는 게 이강철 kt 감독의 설명이다. 오히려 두 선수가 세운 지난해 kt 외국인 투수 최고 업적을 자체 경신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모인다.

현 시점에서 더 관심을 모으는 투수는 3년차를 맞이하는 쿠에바스다. 쿠에바스는 2019년 13승, 지난해에도 10승을 거두는 등 확실히 검증된 투수다. 그러나 2년간 3.84의 평균자책점에서 볼 수 있듯이 톱클래스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kt가 재계약에 앞서 새 외국인 투수 리스트를 계속 물색했던 이유였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의 구위 자체는 톱클래스라고 단언한다. 가지고 있는 구종도 많고, 구종의 완성도와 움직임도 수준급이다. 여기에 올해는 패스트볼 구속까지 빨리 올라왔다. 다만 그 구종을 잘 써먹는 능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이 감독은 그 생각, 패턴만 바꿔도 쿠에바스가 이미 톱클래스로 올라올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그 생각이 많이 바뀐 게 눈에 보인다고 했다. 쿠에바스의 진면모를 올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 감독은 29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쿠에바스가 많이 준비를 해왔다. 팔이 잘 올라온다. 처음에 왔을 때 정도로 좋다. 시범경기 때 149㎞를 막 던지길래…”라고 웃어 보이면서 “멘탈이나 구종 선택에 대해 생각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LG전 던지는 걸 보면서 많이 바뀐 느낌이 든다. ‘지금 구종 가치를 따지면 톱클래스다. 그러나 구종 선택을 못하지 않냐’라고 재계약하면서도 당부를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데스파이네는 구종과 구속, 그리고 노련한 경기 운영까지 모두 검증이 됐다.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지난해 리그 최다인 207⅔이닝을 던진 후유증이다. 데스파이네가 ‘4일 휴식 후 등판’ 루틴을 고집한 것과 연관이 있다. 아무래도 시즌 막판에는 다소 힘이 떨어지지 않았느냐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몸 상태는 전혀 이상이 없다.

이 감독은 “데스파이네는 별로 걱정이 안 되게 준비를 잘했다. 워낙 부드러운 편”이라면서 올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기대했다. 이 감독은 배제성 소형준은 물론 이제 군에서 제대한 고영표도 어느 정도의 이닝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등판 간격이 짧은 것을 선호하는 데스파이네는 올해도 기록 이상의 전략적 가치가 있다. 두 외국인 투수가 kt의 2년 연속 가을을 견인할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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