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 시절의 펠릭스 에르난데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한때 ‘킹’이라 불리며 메이저리그를 주름잡았던 사나이가 다시 무적 신세가 됐다.

미국 CBS스포츠 등 주요 외신은 30일(한국시간) “펠릭스 에르난데스(35)가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떠났다. 최근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되면서 스스로 나올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 됐는데 결국 옵트아웃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에르난데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빅리그로 진입하면 100만 달러를 받고, 그렇지 못하면 팀을 떠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조건이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를 우려해 한 경기도 뛰지 않았던 에르난데스는 시범경기를 통해 복귀했다. 그러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7.94를 기록했다. 5.2이닝을 던졌는데 삼진은 하나도 잡지 못했고, 안타 6개와 홈런 1개를 내줬다.

결국 볼티모어는 에르난데스를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에르난데스는 스스로 팀을 떠나기로 했다.

에르난데스는 과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우완투수였다.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뒤 이듬해 12승을 거두며 핵심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다. 또, 2009년부터 2016년까지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쌓기도 했다.

통산 성적도 뛰어나다. 419경기에서 169승 136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고, 2010년에는 13승 12패 평균자책점 2.27이라는 성적을 앞세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한때 킹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던 에르난데스는 그러나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는 못했다. 2019년을 끝으로 정든 친정을 떠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시범경기 4게임에서 13.2이닝 동안 14삼진 평균자책점 1.98을 기록하고 활약을 예고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마운드를 밟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 볼티모어로 향하며 재기를 꿈꿨지만, 팔꿈치 부상과 부진으로 다시 무적 신세가 됐다.

CBS스포츠는 “에르난데스는 지난해 애틀랜타 소속으로 시범경기에서 활약했지만, 올해에는 팔꿈치 통증으로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그러면서 볼티모어 선발진 경쟁에서 밀려났다”면서 “에르난데스의 마지막 메이저리그 등판은 2019년 9월이다. 당시 소속은 시애틀이었다”며 세월의 빠름을 이야기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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