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추신수. ⓒ 잠실,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SSG 랜더스에 상륙한 추신수가 시범경기를 마쳤다. 창단식을 앞두고 팀의 첫 시범경기 승리에 힘을 보태는 활약. 추신수 자신에게는 개막에 앞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추신수는 SSG가 3-2로 이긴 30일 LG전까지 시범경기 7경기에서 22타석 18타수 5안타, 타율 0.278을 기록했다. 볼넷은 4개, 삼진은 6개였다.

- 시범경기 첫 승이 나와서 기분전환이 됐을 것 같은데.

"좋은 결과가 있기 위해서는 좋은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 시범경기일 뿐이지만 이겼다는 점에서 정규시즌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어제(29일) 경기에서 느꼈던 점을 이번 경기에서 바꿔보려고 노력했는데, 결과를 떠나 과정이 만족스러웠다."

"전체적으로 타이밍이 빨랐다. 훈련이 부족해서 내가 하던 일을 잘 못했다. 타석에서 문제점이 보였다. 안타가 나와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곳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어제는 전혀 되지 않았다. 공을 오래 보려고 노력했다. 그동안은 내 스타일과 달리 히팅 포인트가 너무 앞에 있었다. 미국에서 좋았을 때 폼과 비교하면서 교정을 했다. 더 편한 느낌을 받았다."

- 다른 선수들보다 먼저 야구장에 왔던데.

"미국에서도 하던 루틴이다. 야간경기 후 12시 경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선수들이 보고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구단 단체 일정보다 30분 정도 먼저 움직였다. 개막을 앞두고 타격 훈련이 부족해서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더 해야하는데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어서 코칭스태프에게 말씀드렸다.

- 메이저리그보다 적은 시범경기, 얼마나 준비됐나.

"이미 환경이 바뀌었고, 하나부터 열까지 하던대로 하려면 끝이 없다. 그렇게 생각하기보다는 (KBO리그에) 맞춰가려고 한다. 무인도에 혼자 떨어져 있는 느낌이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여기 적응해야 하고 모든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바꿨다. 내 하던대로 한다는 것은 욕심이다. 짧은 시간 안에 컨디션을 올려야 한다."

- 우익수 수비는 어땠는지.

"아무래도 커리어의 대부분을 우익수로 보냈다 보니까 훈련 시간은 부족했지만 늘 뛰었던 느낌처럼 편했다. 불편하거나 어색하지 않았다."

- 다른 타자들의 감이 아직 올라오지 않은 것 같은데.

"어릴 때는 모든 타석의 결과에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 경력이 쌓이고 슬럼프를 겪어보면서 중요한 것은 지금보다 다음이라는 생각을 했다. 잘못된 점이 있으면 문제점을 찾아서 다음 타석에 바꾸면 된다. 나도 4~5년 전에야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부상으로 힘든 시즌을 보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야구는 부정적인 일이 더 많은 스포츠다. 내가 더 부정적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말에서 행동이 따른다고 믿고 긍정적인, 좋은 말을 많이 하려고 한다."

- 무인도와 비유가 인상적이다. 지금이 데뷔 후 가장 큰 변화라고 느끼는지.

"19살 때 고등학교 졸업하고 미국에 처음 갔을 때만큼의 큰 변화는 아니지만, 야구 커리어 안에서는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때 그 고생도 이겨냈으니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 시기를 이겨낸 경험이 있으니까 말이 통하는 고국에서 하는 야구가 어렵다고 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적응이)어려운 면은 있지만 해야만 하니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때는 올라가야 한다는 압박, 지금은 이름값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 같다.

"올라가는 게 쉽고, 지키는 게 어렵다. 정규시즌이 끝났을 때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할 준비는 돼 있다. 여기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미국에서 20년을 돌아보면 매번 한 시즌에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해서 부담감이 있었다. 잘할 자신은 있다. 그런 자신이 없다면 한국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 잠실구장은 처음인지. 원정팀 위한 공간이 열악한 곳인데. 

"하하. 솔직하게 얘기해요? 많은 선수들이 큰 리그를 보면서 꿈을 꾸지만 열악한 환경에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더 나은 여건에서 운동하면 더 좋아질 수 있는 선수들이다. 원정팀이 경기 전에 최소한의 준비 밖에 할 수 없더라. 원정팀을 위한 타격 훈련장이 따로 없다. 경기 전에 30개 정도 치고 들어간다는 건데, 야구가 그렇게 쉬운 스포츠가 아니다. 선수들 몸 관리도 그렇다. 원정 선수들은 치료 받을 공간이 부족하다. 나는 이 한 경기를 위해 다 쏟아붓고 있는데 여기서는 누가 그정도로 준비할 수 있나 싶다. 이 역시 내가 이해하고 이겨내야 하는 일이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국 야구도 이쪽에서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 원정 팀을 위한 배팅 케이지얘기는 꼭 써달라."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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