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추신수(왼쪽)와 제이미 로맥.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강한 2번의 시대다. KBO리그에서는 그저 한 가지 파격 시도로 여겨졌던 전략이, 메이저리그에서는 당연한 대세가 됐다. KBO리그 현장에서도 2번 타순에 무게를 두려는 시도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있었다. 

그런데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강한 5번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추세를 거스르는 것 같은 말이지만, SSG의 라인업을 보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2번타자 후보가 너무 쟁쟁해서다. 출루 능력과 장타력을 모두 갖춘 추신수와 제이미 로맥이 있으니 2번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SSG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LG 트윈스전에서 3-2로 이겼다. 시범경기 첫 승. 2번 타자로 들어간 로맥이 5회 2-0에서 3-0으로 달아나는 적시타를 기록했다. 그 뒤에 배치된 추신수는 볼넷 1개 포함 3타수 2안타로 탁월한 출루 능력을 발휘했다. 

김원형 감독은 29일 경기에서는 추신수-최정-로맥-최주환-한유섬으로 2~6번 타순을 구성했다. 그러면서 이 선수들이 순서를 바꿀 수는 있지만 2~6번 안에 두겠다고 했다. 유일한 변수가 있다면 추신수 1번 카드 정도다. 

30일 경기 전에는 2번 로맥 기용에 대해 "지그재그 타순을 좋아하기도 하고, 강한 2번보다 5번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지그재그 타순을 생각하다 보니 로맥이 출루율도 좋고 중심 타순으로 연결이 잘 되더라. 2번에서 6번 안에서는 변화를 준다고 했는데 그런 차원이다. 최정과 로맥이 같이 붙어 있을 때 상대 불펜 운영이 편한 면이 있어서 지그재그로 테스트해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2번 타순에 단순히 잘 치는 선수가 아니라, 출루율 높은 거포를 배치하는 방안은 과거 키움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에서도 시도했었다. 장정석 전 감독이 박병호를, 이동욱 감독이 나성범을 2번 타순에 넣어보려 했는데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두 선수 모두 평소보다 일찍 타석에 들어가는 점에 부담을 느꼈다. 

김원형 감독 역시 같은 고민을 했는데, 다행히 추신수는 물론이고 로맥도 2번 타순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상대를 압박하기 위해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는 타선을 쓰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로맥 2번은 선수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선수가 부담스러워하는데 억지로 2번을 쓸 수는 없다"고 얘기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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