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남호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대구, 김민경 기자]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긴장되고 힘이 들어갔다."

긴장은 했지만, 큰 위기는 없었다. 두산 베어스 신입 좌완 남호(21)는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4-1로 앞선 5회 1사 1루에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1이닝 동안 공 13개를 던지면서 1피안타 무실점으로 첫 경기를 마무리했다. 

긴장한 탓에 초반에는 제구가 흔들렸다. 남호는 1사 1루에서 첫 타자 박해민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해 1사 1, 3루 위기로 이어졌다. 빠르게 안정감을 찾았다. 남호는 다음 타자 강한울을 2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무리했다. 1루수가 1루주자 박해민을 태그하기 전에 3루주자 김호재가 득점해 실점은 막지 못했다. 

남호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구자욱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홍건희에게 공을 넘겨줬다. 

남호는 경기 뒤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긴장되고 힘이 들어갔다. 제구 위주로 맞혀 잡으려 했고, 좋은 밸런스를 찾으려 했다. 한 타자를 상대하니 긴장이 풀리면서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두산은 지난 25일 LG 트윈스와 2대 2 트레이드로 남호를 내야수 양석환과 함께 영입했다. 대신 투수 함덕주와 채지선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장타력 있는 1루수 영입이 첫 번째 목표였고, 남호는 함덕주가 빠진 자리를 대신할 카드였다. 

두산 관계자는 남호를 지목한 배경과 관련해 "어리고 좌완인데 구속이 140km 중반까지는 나온다. 볼이 괜찮고, 지난해 2군에서도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군 경험도 한 투수다. 팔의 유연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는 있지만, 몸 전체적으로는 유연해서 좋은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아직 개막 엔트리에 넣을 좌완 불펜을 확정하지 않았다. 베테랑 이현승과 장원준이 있지만 "기존 오른손 투수들보다 좋은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냉정히 이야기했다. 여의치 않으면 좌완 불펜을 고집하지 않고, 컨디션이 더 좋은 우완으로 채우겠다는 뜻이었다. 

남호는 30일 경기 내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남호가 일단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직접 봐야 엔트리 합류 여부와 보직 등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30일 시범경기 일정이 끝나고 개막 엔트리를 확정해 통보하겠다고 했다. 늦어도 다음 달 1일은 넘기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남호는 아직 결정된 게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어느 자리가 됐든 내 몫만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투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대구,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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