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폼을 장착한 강백호는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꿈꾸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t 중심타자, 한국야구의 현재이자 미래인 강백호(22·kt)는 2021년 시범경기 최고의 성적을 낸 타자였다. 강백호는 시범경기 7경기에서 타율 0.625, 2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무려 1.839다.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는 화려한 시범경기의 마침표까지 잘 찍었다. KIA 외국인 투수 다니엘 멩덴을 상대로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4타점을 쓸어 담았다. 1회에는 포심패스트볼이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았고, 5회에는 슬라이더를 받아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완벽한 타이밍과 콘택트였다.

그런데 강백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신이 시범경기에서 만든 ‘숫자’나 이날 경기에서 터뜨린 ‘홈런’에 주목하지 않았다. 오히려 과정을 이야기하며 만족스러워했다. 강백호는 “오늘 캠프 때부터 연습했던 폼으로 다르게 쳐봤는데 타이밍이 잘 맞았다. 그게 잘 돼서 만족했던 경기”라고 총평했다.

강백호는 3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잠재력을 실적으로 증명했지만, 사실 다른 거포 선수들에 비해 거구는 아니다. 힘을 최대한 모아 한 방에 집중시키는 유형에 가깝다. 그래서 때로는 스윙이 커 보이기도 한다. 콘택트와 장타를 모두 잡고 싶었던 강백호는 겨울 동안 타격폼 수정에 매달렸다. 기존의 것에 크게 손을 대지 않으면서도 조금 더 간결한 타이밍에 방망이가 나오는 연습도 해보고도 싶었다. 그 씨름의 결과가 지금의 ‘두 가지 폼’이다.

강백호는 “간결이라는 단어보다는, 바로 다리를 들고 치는 것과 (발을) 한 번 찍고 다리를 드는 걸 모두 연습했다”고 지난 오프시즌과 캠프를 돌아보면서 “두 가지를 모두 해보고 있는데 시범경기에서부터 감이 좋다”고 설명했다. 두 가지 폼을 번갈아가며 실전에서 써먹어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게 정착이 되면 상황에 따라, 순간적으로 약간씩 변형을 주는 게 가능하다. 실제 멩덴을 상대로 친 홈런에서는 발을 한 번 찍고 다리를 드는 새로운 장면이 보인다. 

프로 지도자들은 “타자들의 경우 확실한 자기 폼과 자기 타이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것만 확실하게 있으면 쉽게 2군에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말이 쉽지, 이것은 정말 오랜 시간의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다. 자기 것을 찾았다고 생각하다가도, 그 폼과 타이밍이 갑자기 도망가 버리기도 일쑤다. 슬럼프가 긴 선수들이 그렇다. 

하나를 만들기도 이렇게 어려운데, 현재 성적에 만족하지 않는 강백호는 끊임없는 채찍질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것도 접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홈런 장면에서 그것이 딱 드러난다. 선수의 성공을 단순한 재능 측면에서 바라볼 수는 없지만, 강백호가 가진 천재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일 수도 있다. 이 결론은 올 시즌 성적이 말해줄 것이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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