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이승민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김민경 기자] "방금 기사 보고 알았습니다."

본인도 모르고 있을 정도로 깜짝 결정이었다.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30일 대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5선발로 좌완 이승민(21)을 낙점했다고 알렸다. 기존 좌완 선발 최채흥이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생긴 공백을 채울 적임자로 판단한 것. 

허 감독은 "가장 안정적으로 경기 운영을 하고 있다. 맞아 나가는 것과 상관없이 자기 공을 던진다. 패기도 있고,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이랑은 무관하게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는 점에 많은 점수를 줬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승민은 대구고를 졸업하고 2020년 2차 4라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는 7경기에 등판해 1승3패, 26⅓이닝, 평균자책점 6.84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기간에는 1경기에 등판해 2⅓이닝 2실점(ERA 7.71)에 그쳤지만, 허 감독은 마운드 위에서 보여준 태도에 높이 평가해 선발 한 자리를 맡겼다. 

사령탑의 깜짝 발표 후 만난 이승민은 "통보를 아직 못 받았다. 방금 기사 보고 알았다"고 얼떨떨해하며 답했다. 이어 "나를 믿고 맡겨주셨으니까 최선을 다해서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프로 2년째가 되면서 허 감독이 언급한 장점이 발휘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승민은 "작년에 던지면서 느낀 게 많다. 2군에서는 자신 있게 던지고 좋은 결과가 있었는데, 1군에만 오면 긴장도 많이 되고 내 공을 못 던졌다. 첫 승을 하고 나서 그때부터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감도 생기고 여유도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구속은 130km 후반대에 불과하지만, 제구력을 앞세워 타자를 상대한다. 이승민은 "직구가 위력적이지 않은데 타자들이 타이밍이 늦어서 '왜 그렇지' 생각했다. 코치님께서 내가 좀 포인트를 앞에 놓기 때문에 팔이 안 보였다가 갑자기 앞에 나와서 타자들 반응이 늦다고 말씀해주셨다. 가능한 모아뒀다가 힘을 한꺼번에 쓰려고 하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구속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구속 때문에 내 장점(제구력)을 버릴 수는 없다. 장점을 살리면서 천천히 구속도 올리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첫 테이프를 잘 끊었지만,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이승민과 함께 5선발 경쟁을 펼친 양창섭은 일단 불펜에서 시즌을 맞이하고, 허윤동은 2군에서 선발 수업을 이어 간다. 허 감독은 "양창섭은 일단 계속 준비하면서 추후에 다시 생각해보겠다. 허윤동은 2군에서 준비한다. 아마 이승민이 끝까지 가는 것은 힘들 것이다. 양창섭, 허윤동 등을 같은 타이밍에 로테이션에 맞춰서 운용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승민은 끝까지 기회를 살리는 게 목표다. 그는 "비시즌 때부터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을 했다. 체력적으로 잘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 (허)윤동이랑 훈련하면서 계속 붙어 있었는데, 윤동이가 (2군에) 내려갔다는 말을 듣고 사실 나도 좀 기분이 그랬다. 윤동이도 1군에 올라올 거니까 서로 축하해 줄 것"이라고 마음을 표현했다. 

목표는 5승이다. 이승민은 "올 시즌 원래 목표도, (5선발이 된) 지금 목표도 5승이다.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이야기했다.

스포티비뉴스=대구,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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