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야구장 전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시범경기가 비와 미세먼지 악화로 여러 차례 취소되면서 개막 직전 감독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지난해는 아예 시범경기가 취소됐지만 올해는 각팀 당 10경기 씩 총 50경기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0일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비로 전 구장이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고 29일 경기는 미세먼지 악화로 잠실 경기만 열리는 등 실제로 열린 경기는 35경기, 팀당 7경기였다.

절대 비교가 어려운 수치긴 하지만 2019년과 올해 시범경기를 비교해보면, 전체 타율이 0.249에서 올해 0.258로 크게 변화가 없던 것과 달리 전체 평균자책점은 3.61에서 4.53으로 1 가까이 올랐다. 볼넷이 경기당 6.8개에서 8.0개로 늘었고 삼진은 15.5개에서 13.3개로 줄었다. 경기당 출장한 한 타자 수는 똑같이 6.2명이었던 반면 투수 수는 4.8명에서 5.3명으로 늘었다.

결국 경기 이닝을 쪼개서 투수 한 명이라도 더 마운드에 올리려다보니 경기당 투수 수가 많아졌고 평균 소요시간도 약 3분이 늘어났다. 안그래도 추운 국내에서 훈련해 투수들의 컨디션이 예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시범경기부터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만만치 않다.

시범경기가 각팀에 중요한 것은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시즌에 들어가기 전 충분히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투수들은 시즌 중 무리가 생기지 않게 투구수를 늘려놔야 한다. 선발투수들은 시즌 전 경기에서 적어도 90~100구 정도를 던져야 하고 중간투수들은 연투도 시험해봐야 한다.

그런데 계속해서 경기가 취소되다 보니 감독들은 선발투수들을 하루에 2명씩 기용하면서 부족한 투구수를 메워야 했다. 선발이 하루에 2명씩 1+1로 나오면서 중간투수가 나올 이닝이 부족해졌다. 각팀마다 투수들이 실전을 경험할 만한 대체 훈련 방법을 짜내는 데 몰두해야 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시범경기 중 "선발이 5이닝 계획이었다면 4이닝만 던지고 나머지 1이닝은 불펜 피칭을 하는 식으로 하고 중간투수들이 던질 이닝을 만들고 있다. 중간투수들이 실전 피칭을 해야 하는데 이닝을 채우기가 어렵다"고 고충을 밝혔다.

허문회 롯데 감독도 "시범경기 수가 적어서 선발투수들의 일정을 짜기가 어렵다. 투수코치도 어려워한다. 10개 구단이 다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 27일 대전 한화전이 우천 노게임 선언되자 이날 선발로 나와 37구를 던지고 있던 댄 스트레일리와 중간투수 구승민이 비내리는 불펜에서 정해진 투구수를 채웠다.

KIA는 29일 경기가 미세먼지 악화로 취소되면서 30일 선발 자원 임기영, 이민우가 라이브 시뮬레이션 경기로 실전을 대체했다. 결국 실전이 아닌 라이브 피칭, 불펜 피칭 등으로 투구수를 늘린 투수들이 정규시즌 타자들을 상대로 어떤 컨디션을 보여줄지가 올해 감독들 초미의 과심사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제보>gyl@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