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철 감독은 개막 엔트리 작성에 고심을 거듭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너무 많이 고생했는데 미안하죠”

이강철 kt 감독은 오는 4월 3일 홈에서 열릴 한화와 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대략적인 개막 엔트리 작성을 마무리했다. 불펜 쪽에서 한 명 정도가 고민이라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돌려 말하면 남은 자리는 모두 다 채워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백업 선수들의 기량이 확실하게 늘었다”고 자평하는 이 감독은 이 엔트리를 짜기 위해 캠프 내내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어찌 보면 행복한 고민이지만, 막상 엔트리를 짜놓으니 여기서 빠진 이름들이 눈에 자꾸 밟힌다. 이 감독은 30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너무 많이 고생했는데 미안하다. 다 같이 가고 싶은데 현실이 그렇게 안 된다”고 먹먹한 심정을 털어놨다. 감독이 봤을 때는 모두 다 소중하고, 또 자식 같은 선수들이다. 그러나 엔트리는 제한되어 있고, 사령탑은 항상 잔인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위치다. 지금이 그 잔인한 계절이다.

그러나 이 감독은 개막 엔트리 탈락이 시즌의 종료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언제든지 1군에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1년 전체를 놓고 보면 팀별로 적게는 30명대 후반에서 40명, 많게는 50명 가까운 선수들이 짧게라도 1군 엔트리에 등록된다. 기회는 항상 오고, 그것도 준비되어 있는 선수들에게 오며, 그 기회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이 감독은 김건형 윤준혁 권동진 등 젊은 야수들의 잠재력을 확인했다고 말하면서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내려가도 (2군에서) 경험을 잘 쌓으면 당장 쓰는 것보다도 1년 뒤에 쓸 수 있는 카드가 되어 우리가 생각하는 뎁스 강화도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지금은 2군에서 오히려 경기 경험을 더 쌓는 게 나을 수도 있으며, 결원이 생기면 언제든지 콜업이 가능한 자원으로 분류한 것이다.

가장 고민이 컸던 불펜에 대해서도 “항상 고생했는데 내려가는 선수들도 처음에 스타트를 같이 못할 뿐이다. 언제든지 콜을 해야 하니 실망하지 않고 준비를 잘하면 기회는 온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대처하고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감독은 “선수단은 그런 경쟁 속에 살아야 한다. 자리를 잡기가 힘든 것이지, 자리를 잡으면 또 많은 권한을 준다. 잡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덧붙였다.

2군과 꾸준한 소통을 통해 평가가 좋은 선수들은 언제든지 1군 기회를 준다는 게 이 감독의 기본적인 방침이다. 어차피 1군 선수들이 시즌 내내 자리를 지키기는 쉽지 않은 만큼, 언제올지 모르는 그 기회를 위해 땀을 흘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편으로 캠프를 완주했다는 것은 그만큼 코칭스태프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고, 또 활용 방안까지 대략적으로 구상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kt의 경쟁은 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시즌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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