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구단 창단식에 참가한 정용진 SSG 구단주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 랜더스가 정말 세상에 없던 야구단이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정용진 신세계 이마트 그룹 부회장은, 지금까지는 KBO리그라는 세상에 없었던 스타일의 구단주임에 분명하다.

정 부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발하게 활용하는 등 일반적인 재벌 그룹 총수와는 결이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덕분에 젊고 활발한 이미지를 쌓았다. ‘부회장님’이 아닌, ‘용진이형’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을 오히려 반긴다. 야구단 구단주가 된 뒤에는 야구 팬들과도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예고도 없이 음성기반 SNS를 통해 팬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은 색다름을 넘어 문화 충격이었다는 게 야구단 관계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그런 정 부회장은 ‘초보 구단주’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과감한 발언을 통해 야망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대개 구단주들의 말이 밖으로 알려지는 경우도 별로 없는 것에 비해 정 부회장은 발언의 내용에서 가장 강한 패기가 돋보인다. 정 부회장은 누차 우승이 목표라고 강조하면서, 그룹이 가지고 있는 핵심 동력과 야구단의 시너지 효과까지 제대로 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20세기까지만 해도 KBO리그는 상대적으로 기업들의 ‘사회 공헌’ 형식이 강했다. 21세기 들어 야구가 조금씩 산업화되며 구단들이 ‘돈’에 눈을 뜬 정도다. 다만 아직 그 ‘돈’을 만들어내는 성과는 자리를 잡은 게 아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 이마트 그룹이 그 어려운 것을 해내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아직 현실화된 것은 아니지만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계획대로 착착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랜더스필드의 시설 개량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그룹의 핵심 사업과 맞물려 불꽃이 튈 돔구장 건설까지 거침없는 로드맵을 드러냈다. 단순히 그룹 차원의 보도자료가 아닌, 의사 결정의 실권을 쥐고 있는 실질적 오너가 직접 팬들을 상대로 약속한 것이다. 팬들이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팀들의 팬들에게도 부러움의 대상이다.

유통업계의 라이벌 롯데와 선의의 경쟁도 다짐했다. 보통 오너는 다른 그룹을 콕 집어 이야기하는 것을 삼가는 편이지만, 정 부회장은 서로 경쟁하며 판을 키워보자는 측면에서 발언을 주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와 롯데는 현재도 전국 곳곳에서 혈투를 벌이고 있는 최대의 라이벌이다. 정 부회장은 야구는 질 수 있어도 마케팅은 절대 패하지 않겠다고 벼른다. 이 분야에서 SSG가 확실히 판을 끌고 갈 선도적 주역이 되겠다는 욕심이 묻어나온다. 

재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야구단 관련 발언에서도 그대로 나온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야구계 또한 “너무 지나치지만 않으면 정 부회장의 적극적인 의사 개진이 SSG의 리그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석이 나온다. 야망이 큰 정 부회장이 장기적으로 KBO리그의 판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긍정적인 지각변동이라면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제보> skullboy@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