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범경기에서 강력한 패스트볼의 힘을 보여준 KIA 이의리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아직 전체적인 완성도가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포심패스트볼의 구위 자체는 육안으로도 클래스가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불꽃 패스트볼’을 앞세운 이의리(19·KIA)에 대한 기대치가 더 커지고 있다. 투수의 기본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릇 또한 매력적이다.

이의리는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경기에 8회 팀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2이닝을 소화했다. 당초 29일 선발 출격 예정이었던 이의리는 29일 경기가 미세먼지로 취소됨에 따라 30일 짧게 경기를 소화하며 마지막 리허설을 마쳤다. 2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변화구는 많이 던지지 않았고 로케이션도 약간은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최고 150㎞(KIA 전력분석 기준)을 찍은 강력한 포심패스트볼이 근간에 있었다. 이날 kt 타자들은 이의리의 포심에 제대로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거나, 혹은 제구가 잘된 빠른 공에 가만히 서 있기 일쑤였다.

이의리가 등판했을 때는 경기 막판이라 kt의 대다수 주전 선수들이 빠져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관심을 모은 게 9회 kt 외국인 타자 조일로 알몬테와 승부였다. 알몬테는 1B-1S 상황에서 3구째 패스트볼이 가운데에서 약간 높게 들어오자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러나 이미 공은 포수 미트에 빨려 들어간 뒤였다. 타이밍이 늦었다. 

알몬테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고 해도, 시범경기에서 타율 0.360을 기록할 정도로 감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여기에 알몬테는 패스트볼 공략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타자다. 사실 공에 힘이 없었다면 장타로 이어질 수 있는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의리는 공의 힘으로 이를 이겨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 및 현장 관계자들이 ‘극찬’하는 바로 그 지점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의리의 장점에 대해 “가장 첫 번째 보이는 것은 볼끝의 힘”이라고 단언하면서 “아무래도 가장 높게 보고 있는 점이라면 직구 자체가 구속이 나오는 것보다, 실제 타자 입장에서 봤을 때 볼이 빠르다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볼 끝이 좋은 선수라고 하면 확실히 좋은 투수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 등 타 팀 관계자들도 이의리의 패스트볼 자체는 1군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공이 끝까지 살아오는 점을 고려하면 하이패스트볼이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투수 출신의 한 해설위원은 "고졸 좌완 신인이 저 정도 패스트볼의 위력을 가지고 있는 건 정말 오래간만이다. 글쎄, 김광현 이후 처음 아닐까"면서 "여러 보완점에도 불구하고 분명 매력이 있는 투수”라고 했다.

불꽃 패스트볼로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눈도장을 받은 이의리는 이제 자신의 KBO리그 데뷔전을 준비하고 있다. 변화구 로케이션이나 완성도는 단기간에 확 나아지기는 어려운 만큼 인내를 가지고 지켜볼 필요는 있다. 결국 패스트볼 구위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올 시즌 성패의 키 포인트다. 이의리가 자신의 매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도 흥미롭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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