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류지현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류지현 감독은 올해 처음 사령탑에 오른 '초보 운전자'다. 대신 코치 경력은 풍부하다.

비활동 기간이 끝난 뒤 두 달 동안의 행보를 돌아보면 코치로 일한 16년 동안 쌓은 내공이 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관성에 따른 의미 없는 결정이 보이지 않을 만큼 준비된 초보 감독이 드디어 현실과 만난다. 

LG 트윈스는 3일 창원 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2021년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우승 후보의 격돌로 관심을 받는 매치업이다. NC는 전력 누수가 거의 없는 디펜딩 챔피언이고, LG는  최근 몇 년 동안 부쩍 두꺼워진 선수층에, 새 외국인 선수 앤드류 수아레즈의 가세 덕분에 NC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류지현 감독은 지난해 11월 사령탑에 오른 뒤 밀도높은 시간을 보냈다. 캠프가 시작한 뒤에는 코칭스태프와 힘을 합쳐 차근차근 시즌을 준비했다. 현장도 힘을 보탰다. 일부 선발투수들의 페이스 조절이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두산 베어스와 2대2 트레이드로 돌파구를 마련하며 전력 누수를 최소화했다. 

선발을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은 양과 질에서 리그 상위권이다. 한때 진해수 정우영 고우석이 전부였던 필승조는 이제 리그 최고 수준의 뎁스를 갖췄다. 외야는 주전급 선수만 5명이고, 내야는 지난해 주전이 모두 남은 가운데 유망주 이주형이 1군 데뷔를 기다린다.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 시범경기 기간 류지현 감독은 다른 감독들에 비해 긴 시간을 브리핑에 할애했다. 이 시간의 대부분은 결정의 배경을 설명하는데 쓰였다. '그동안 그렇게 했기 때문에' 같은 이유는 류지현 감독과 새 1군 코칭스태프에게 없는 표현이다. 

다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스프링캠프도 시범경기도 페이스 조절은 오롯이 자신의 마음대로 하면 된다. 정규시즌 막이 오르면 이제는 다른 팀과의 경쟁에서 준비할 틈 없이 순발력 있게 대처해야 한다. 류지현 감독의 16년 코치 내공이 경기 안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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