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전부터 허약한 전력을 그대로 보여준 텍사스 마운드는 양현종을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찾을 가능성이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양현종(33·텍사스)은 1차 목표였던 26인 개막 로스터 진입에 실패했다. 그러나 좌절할 상황은 아니다. 여전히 텍사스는 투수가 필요하고, 그 필요 시점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텍사스는 2일(한국시간) 미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와 시즌 개막전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간 끝에 10-14로 역전패했다. 1회 상대 선발 브래드 켈러를 두들겨 5점을 뽑을 때까지만 해도 무난한 경기, 그리고 예상보다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1회 곧바로 5점을 내주며 원점으로 돌아갔고, 경기 막판 불펜까지 무너지며 역전패를 헌납했다.

10점을 뽑은 타자들을 뭐라 할 수는 없었다. 결국 문제는 시즌 전부터 우려를 모으던 마운드였다. 개막전 선발의 영예를 안은 카일 깁슨은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안타 4개와 볼넷 3개를 허용하며 5점을 그대로 까먹고 물러났다. 선발 1+1로 이해를 하면 쉬운 ‘텐덤’ 전략의 해당자였던 두 번째 투수 좌완 테일러 헌은 2⅓이닝 2실점, 세 번째 투수로 나선 카일 코디도 1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양현종을 대신해 개막 로스터 막차에 승선한 좌완 콜비 앨러드도 1이닝 1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팀이 기대를 걸었던 선수들이 죄다 부진했던 셈이다.

4일 두 번째 경기에서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텍사스는 이날도 1회 2점, 3회 2점을 뽑으며 4-0으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5회부터 마운드가 흔들리더니 6회 7실점으로 붕괴되며 4-11로 역전패했다. 선발 아리하라는 5이닝 3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했으나 불펜은 2경기 연속 힘을 쓰지 못했다.

물론 두 경기 투구로 볼 수도 있지만, 이 선수들이 “반등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에는 불안요소가 많다는 게 문제다. 지난해 든든한 투구를 펼친 선수들도 없고, 그만한 경력을 가진 선수들도 부족하다. 구단도 이들의 개막전 투구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을 법하며, 대안 리스트를 작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 대안 리스트에는 ‘택시 스쿼드’ 포함된 양현종이 꽤 높은 순위에 있을 것이 확실하다. 그렇지 않다면 40인 로스터에도 없는 양현종을 ‘택시 스쿼드’에 포함해 캔자스시티까지 데려갈 이유는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비상 상황에 대비한 예비 명단에 포함된 것인데, 양현종이 콜업 1~2순위에 있음을 의미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이너리그 개막은 5월 이후로 밀렸다. 경기가 없는 양현종은 원정길에는 ‘택시 스쿼드’의 일원으로, 팀이 홈경기를 치르고 있을 때는 근교의 구단 지정 훈련 시설에서 연습경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이든 양현종이 지금껏 해왔던 루틴의 일정은 아니다. 

결국 빨리 메이저리그에 올라가 능력을 과시하는 게 최우선이다. 꼭 개막전이 아니더라도 텍사스 마운드 전력은 리그 최하위권으로 평가된다. 시점이 언제냐가 문제이지, 양현종에게 반드시 기회는 찾아오게 되어 있다. 그 시점을 위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버티고 버텨야 할 이유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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