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 라이블리.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고척, 박성윤 기자] 홈런 한 방을 맞은 뒤 컨트롤이 흔들렸다. 자신의 실투에 대한 분한 마음이 경기에 그대로 표출됐다. 존 안에 공이 잘 들어가지 않았고 들어간 공은 몰려 상대 타자 방망이에 걸렸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선발투수 벤 라이블리가 와르르 무너졌다.

라이블리는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라이블리는 4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4볼넷 5탈삼진 6실점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삼성은 4-7로 졌다. 라이블리는 올 시즌 첫 등판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라이블리는 1회 1사 2루, 2회 2사 1루, 3회 무사 1루, 4회 2사 1루까지 매 이닝 주자가 있었다. 그러나 주자가 있는 상황을 무실점으로 넘겼다. 라이블리 통산 키움전 성적은 4경기 선발 등판 4패 평균자책점 8.84다. 이날은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는 듯했다.

경기 전 허삼영 감독도 인터뷰에서 "자기가 하고자 하는 투구 준비가 잘 돼 있다. 분석팀에서 분석 안내를 한다. 거기에 자신의 장점을 접목할 것 같다. 자신감도 충만하다. 기대해볼 만하다"며 라이블리가 이제껏 키움전과 다른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5회 기대감은 무너졌다. 선두타자 김수환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후 급격하게 흔들렸다. 박동원을 사구로 보냈다. 이어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줬다. 두 타자를 상대로  공 7개를 던졌는데 스트라이크는 단 한 개다. 이마저도 다리에 쥐가 난 이용규가 3-0에서 공 하나를 지켜본 스트라이크였다.

이후 난타당했다. 김혜성에게 1타점 우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무사 1, 2루에 이정후를 상대로 2루수 직선타를 끌어냈다. 이어 2루수 김상수가 귀루하지 못한 대주자 변상권을 2루에서 잡았다.

야수 도움으로 순식간에 2사 1루. 안정감을 찾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라이블리는 제 공을 던지지 못했다.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줬고, 서건창에게 사구를 허용해 2사 만루가 됐다. 이어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에게 2타점 중전 안타를 헌납했고, 송우현에게 볼넷을 주며 다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라이블리는 지난해부터 다혈질 성격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스스로 감정 컨트롤이 어려울 때가 종종 나왔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스스로에게 화를 표출했다.

이날 삼성 포수 강민호는 이용규 타석 때 한 번 마운드를 진정시키기 위해 올라갔다. 이용규에게 볼넷을 준 뒤 정현욱 투수 코치가 라이블리 투구 템포 조절을 위해 마운드에 방문했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지난해가 끝나고 재계약을 원했던 라이블리는 "다른 사람 되겠다"고 말했다. 시즌 첫 경기에서는 아직 달라진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스포티비뉴스=고척, 박성윤 기자
제보>psy@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