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의 고민이 시즌 첫 경기부터 현실이 됐다.

KIA는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1-4로 졌다. 전날(3일) 개막전 우천취소로 이날 사실상 개막전을 치른 KIA는 7회까지 이어진 1점차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이날 KIA 선발 애런 브룩스는 7회까지 5피안타 2탈삼진 무4사사구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고 있었다. 1-0으로 앞선 7회말을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브룩스는 모든 이들의 환호를 받으며 이날 할 일이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8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브룩스의 투구수가 86구밖에 되지 않았을 뿐더러 현재 정해진 마무리가 없는 KIA 형편 상 페이스가 좋은 선발투수가 최대한 길게 끌어주는 것이 유리했다. KIA는 2월 스프링캠프 시작 직전 전상현이 어깨 문제로 이탈했다. 여기에 홍상삼도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도중 제구 난조로 퓨처스에 이동했다. 이 때문에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캠프 시작부터 개막 첫 경기까지 끊임없이 불펜과 관련된 질문을 받아야 했다.

이날까지 윌리엄스 감독의 답변은 똑같았다. 윌리엄스 감독은 4일 경기 전 필승조 운용에 대해 "경기 사황에 따라 결정할 계획이다. 상대편의 타자 라인업을 보고 정할 수도 있다. 마무리는 박준표가 9회 경험은 많지만 정해영도 조금 경험한 적이 있다"며 필승조 몇 명을 유동적으로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KIA는 기존의 박준표, 정해영, 이준영, 이승재 등 필승조 외에 모자란 불펜을 채우기 위한 깜짝 카드도 준비했다. 스프링캠프까지 선발 수업을 받던 이민우와 장현식을 개막 초반 불펜 카드로 돌린 것. 페이스가 좋은 김현수, 이의리를 먼저 선발로 쓰기 위한 복안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날 "장현식과 이민우는 롱릴리프나 중요한 상황에 나간다. 시즌 계획에 따라 선발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8회 선발과 불펜이 모두 좋지 않은 결과를 냈다. 8회 브룩스가 1사 2루 상황에서 허경민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내려왔다. 좌완 원포인트 이준영이 페르난데스에게 볼넷을 내주고 교체됐고 장현식이 1사 1,2루에서 박건우에게 역전 스리런을 맞아 경기가 뒤집혔다. 이어진 2사 1루의 위기는 정해영이 등판해 박세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서야 끝났다.

KIA는 9회초 재역전 상황을 대비해 박준표 카드를 아끼고 있었겠지만 9회까지 가는 길이 험난했다. 다른 불펜 투수들이 흔들리면서 상황은 수습할 수 없이 나빠졌다. 결국 개막 첫 단추부터 아픈 역전패로 끼우고 말았다. 시작부터 독한 주사를 맞은 KIA가 불펜 운용에 더 나은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잠실,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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