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전에서 대포 두 방을 터뜨리며 진가를 과시한 최정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 랜더스는 오프시즌 내내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팀이다. 구단 수뇌부와 코칭스태프의 교체, 굵직한 프리에이전트(FA) 영입에 이어 SSG의 팀 인수와 추신수의 영입까지 쉴 새 없이 이슈가 빵빵 터졌다.

그 과정에서 주목을 받은 건 김원형 감독이나 류선규 단장, 그리고 영입생인 최주환 김상수 추신수 등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첫 경기에서 빛난 건 항상 그 자리에 있었던 스타였다. 바로 결정적인 대포 두 방을 터뜨리며 팀의 5-3 승리를 견인한 최정(34)이었다. 오프시즌에 숨어 있었던 이 스타는, 개막전에 들어가자마자 팀의 간판이 누군지 스스로 증명해보였다. 

사실 연습경기·시범경기 성적이 좋지 않은 SSG였다. 모든 경기를 통틀어 3월에 딱 한 번 이겼다. 개막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었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이 경기에서도 패하면 팀은 지난해의 패배의식이 그대로 이어지는 흐름이었다. 상대 선발로 지난해 리그 최고의 투수인 댄 스트레일리가 예상대로 예고되자 위기감은 절정에 올랐다.

그 긴장을 풀어낸 것이 최정의 홈런 한 방이었다. 최정은 0-0으로 맞선 2회 선두타자로 나서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SSG 구단 역사상 첫 홈런·득점·타점이 모두 최정의 이름으로 도배됐다. 부담감과 압박감을 안고 경기에 임하고 있을 선수단의 표정을 풀게 해주는 아주 귀한 한 방이었다.

4회 내야안타로 다시 출루한 최정은 후속타자 최주환의 홈런 때 홈을 밟았다. 이어 3-2, 1점차 살얼음판 리드가 이어지던 8회 다시 대포가 불을 뿜었다. 최준용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리며 팀 불펜에 여유를 제공했다. 완벽한 중심이동과 팔로스로우가 이어진, 전형적인 최정의 홈런이었다는 게 더 반가웠다. SSG는 결국 9회 롯데의 추격을 뿌리치고 5-3으로 이겼다.

최정은 경기 후 “오늘 창단 후 첫 개막전을 위해 경기 전 선수들이 모여서 올 시즌 함께 단합하고, 행복하게 즐기면서 하자고 다짐했다. 오늘 모든 선수들이 창단 첫 경기를 이기고자하는 마음이 컸고, 저 또한 승리하는 데 홈런을 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기쁘다”고 웃으면서 “무엇보다 오늘 감독님의 첫 승을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추신수와 최주환이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어쨌든 SSG 라인업은 최정의 컨디션에 따라 폭발력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앞서 나가는 추신수가 출루해도 최정이 침묵하면 의미가 없다. 최정이 침묵하면 최주환 앞에는 주자가 깔리지 않는다. 괜히 ‘최정 와이번스’라는 말이 붙은 게 아니다. 개막전부터 대포 두 방으로 포효한 최정은 이제 팀의 새로운 명칭 앞에 자신의 이름을 다시 붙일 준비를 마쳤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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