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홍원기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스스로 자신이 초보라는 점을 받아들이는 데서 변화가 시작된다. 키움 홍원기 감독이 자신이 생각했던 틀을 깨기로 했다. 최하위로 처진 팀 분위기를 위해 무엇이든 해보려 한다.

키움 히어로즈는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 5-9로 완패했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1루수조차 볼 일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던 데이비드 프레이타스를 포수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라인업은 실패로 돌아갔다. 프레이타스는 4회 연거푸 공을 놓치면서 경기 흐름을 넘겨줬다. 타석에서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내용도 결과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이 빠르게 변화를 택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는 23일 경기를 앞두고 단순히 야수 기용의 폭을 넓히는 수준이 아니라 경기 운영, 팀 운영의 틀을 더 유연하게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홍원기 감독은 프레이타스의 포수 선발 출전을 먼저 언급하면서 "(캠프 때의)약속을 못 지켰다. 연패 기간 초보 티를 안 내려고 했는데 표정 관리가 안 되더라.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봤는데, 연패 기간 내 실수를 인정하면서 고정관념을 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시즌 전 약속들은 이렇게 달라진다.

1. 프레이타스는 지명타자로 출전한다.

"프레이타스의 어제(22일 1루수 출전) 경기력을 보니 수비를 나가주면서 지명타자를 로테이션 돌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박동원 타격감이 떨어졌고, 이지영이 어제 풀타임으로 뛰었다."

2. 이정후와 박병호는 중심타순을 지킨다.

"이정후와 박병호가 계속 중심 타순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결정 때문에 선수들이 지나치게 의욕이 앞서고 또 부담스럽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3. 투수는 이닝을 끝까지 맡긴다.

"교체 타이밍을 결정할 때 되도록 기다려주려고 했다. 지난번 kt전 장재영의 경우가 그랬다. 흐름을 끊어줬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투수에게 한 이닝을 온전히 맡기려고 했는데 필요할 때는 끊을 필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홍원기 감독은 이제 '감독의 말'의 중요성을 절실히 알았다. 그는 프레이타스가 앞으로도 포수로 나갈 수 있느냐는 물음에 "지금 어떤 약속을 하기는 어렵다. 연패 기간 안 좋은 일들이 많았다. 박동원 이지영이 주전 포수지만 오늘 경기 내용에 따라 3번째 포수 옵션이 생길 수는 있을 것 같다"며 여지를 남겼다. 다른 결정도 마찬가지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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